잘 먹고 잘 싸자
잘 먹고 잘 싸자
  • 김은기<청주 한국병원 종합 건강검진센터장>
  • 승인 2016.02.22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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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 김은기

얼마 전 우리 딸이 “아빠 나 변비야. 오늘 변 못 봤어!” 우리 딸은 하루라도 변을 못 보면 변비라고 스스로 진단한다. 주변을 둘러봐도 요즘 변비 증상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이 있다. 아마도 배변습관이 불규칙하거나 노인, 운동부족, 무리한 다이어트, 스트레스 등의 증가가 원인으로 여겨진다.

실제로 변비가 있다고 해서 실제 변비 인지 단순 배변에 있어 장애인지는 구분해야만 한다. 성인은 보통 하루에 한 번 대변을 보는 것이 정상이지만 2~3일에 변을 보더라도 변을 보기가 어렵지 않고 개운하고 시원한 느낌이 든다면 변비라고 할 수 없다. 오히려 “변을 매일 보긴 하는데 변이 딱딱하고 변 볼 때마다 배가 자주 아파요.”라고 호소하는 분들이 변비에 속할 수 있다.

정리를 하면 배변횟수가 일주일에 2회 미만이거나 하루 배변량이 35g 이하, 배변 시 딱딱한 변을 보는 경우, 배변 후 잔변감이 남는 경우 중 2가지 이상이 3개월 이상 지속할 때 변비라고 정의 할 수 있다.

변비의 의학적인 원인으로는 대장이나 직장 항문 자체의 운동장애로 인한 특발성과 다른 기저질환이나 여러 가지 약제로 인한 2차성 변비로 구분할 수 있다.

2차성 변비의 원인으로는 대장암이나 항문협착 등의 기질적 병변, 갑상선기능저하증이나 당뇨병 같은 내분비 질환, 뇌혈관질환 같은 중추신경계 병변 등의 전신질환들, 그리고 고혈압 약물, 항정신 신경제제, 철분제제, 제산제 등의 약물들이 해당한다.

따라서 스스로 변비를 진단하고 약물을 사용하는 것은 금물이다.

실제로 본원에서도 나이가 70세 가까이 된 환자가 만성변비와 함께 가느다란 변의 증상을 호소하였고 당일 대장내시경을 시행하였는데 2차성 변비의 원인인 대장암이 발견된 사례도 있다.

충분한 문진과 진찰을 통해 2차성 변비의 원인이 배제되었다면 변비해결을 위한 몇 가지 노력을 소개하고자 한다.

우선 첫째로 섬유소가 많이 든 음식과 다량의 수분을 충분히 섭취한다. 섬유소는 장 내 세균에 의해 발효가 되어 유익한 장 내 세균을 증식시켜 대변의 용적을 증가시켜준다. 통상적으로 하루 15~25g의 섬유질과 1.5~2ℓ 정도의 수분 섭취가 적당하다.

두 번째는 불안감을 느끼지 않고 편안하게 배변을 보는 노력을 한다. 스트레스 같은 불안감은 장운동을 감소시켜 쾌변을 방해한다.

세 번째로 적절한 운동을 한다. 병상에 누워 있거나 나이가 들어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은 운동부족으로 변비가 발생한다. 규칙적인 운동을 해주는 것이 변비예방에 도움이 된다.

네 번째로 정기적으로 일정한 시간에 배변습관을 갖도록 한다.

예로부터 건강의 척도는 잘 먹고 잘자고 잘 싸는 것이다. 그중 하나인 잘 싸는 것은 너무나 중요한 문제이다. 편안한 마음으로 잘 먹고(식이섬유, 물) 꾸준히 운동을 해준다면 잘 싸는 문제는 자동으로 해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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