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고구려를 꿈꾸며
21세기 고구려를 꿈꾸며
  • 윤원진 기자
  • 승인 2016.02.21 1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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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 윤원진 차장(충주주재)

고구려(高句麗), 기원전 37년부터 668년까지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넓은 영토를 보유했던 옛 국가의 이름이다. 전성기에는 압록강을 중심으로 한반도 북부와 중부 전역, 중국의 지린 성 전역, 랴오닝 성 대부분, 헤이룽장 성 일부, 내몽고 일부, 러시아의 연해주 일부까지 지배하며 동북아시아의 패자로 군림했다.

그 배경에는 국궁, 각궁 등 원거리 무기는 물론, 말을 이용한 신속한 기동력등 강력한 군사력이 뒷받침된 것으로 전해진다.

다소 성급할지는 몰라도 2000년이 지난 오늘 고구려의 위상을 되찾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하면 어떨까.

정부는 최근 제3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안)을 발표했다. 기존 중부내륙선과 남부내륙선을 연결하고 수도권과의 접근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서울 수서~경기도 광주간 복선전철 사업이 반영됐고, 문경~점촌~상주~김천/구미 구간도 이어졌다. 한 마디로 이번 계획대로라면 서울역에서 기차를 타고 거제도까지 갈 수 있게 된다.

그렇다면 조금 더 과장해 거제에서 기차를 타고 유럽까지 갈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고민할 것도 없이 남북 통일과 몽골과의 국가 통합이 떠올랐다.

통일은 북한의 연이은 군사도발과 세계 열강들의 개입속에서도 결국에는 이뤄내야 할 숙제다.

언제일지 몰라도 통일이 된다면 서울에서 경의선을 따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역까지 가는 길이 열릴 것이다.

블라디보스토크는 시베리아 횡단열차가 출발하는 곳이다. 항공기가 등장하기 전에는 일본과 유럽을 잇는 연락운송에 있어서 가장 빠른 교통노선이 바로 시베리아 횡단철도였다. 동양과 서양을 걸치는 노선이기 때문에 북한과 몽골을 관통한다.

그럼 몽골은 우리에게 어떤 나라인가? 한반도의 약 7배 영토를 가진 몽골은 카자흐스탄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내륙국이나, 인구는 약 300만명으로 적다. 세계 10대 자원부국이며 지난 2011년 이후 매년 두자릿수의 경제성장율을 기록하고 있는 개발도상국이다. 공산주의 국가에서 소련이 해체된 후 1992년부터 시장경제제도를 채택해 민주국가로 탈바꿈됐다. 이런 몽골의 변화에는 한국인들의 투자와 지원이 결정적 기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한국의 개인 투자자들이 현지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대기업 위주로 사회간접자본에 투자하는 사례도 많아지는 추세다.

무엇보다 몽골은 한민족과 한 핏줄이다. 한국어는 몽골 알타이 지방에서 유래됐으며, 한국인은 유일하게 몽고반점을 가진 민족이다. 어순도 같고, 속담도 같고, 전통음식도 비슷하다.

실제 2009년에는 정치권과 학자들을 중심으로 한·몽 국가연합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기도 했다.

당시 몽골 국민들은 여론조사를 통해 한국을 전략적 동맹국 1순위국으로 선정하며 이런 논의에 화답한 바 있다. 2순위국은 일본이었다. 이후 일본은 몽골과의 국가연합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지만, 몽골인들은 아직도 한국과의 통합에 더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 대한민국 정부는 북한의 군사도발을 이유로 개성공단을 폐쇄했다. 또 미국과 천문학적 예산이 투입되는 사드 배치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몽골에는 이런 속담이 있다. “놓친 물고기는 언제나 크다” “힘과 마음을 합치면 하늘도 열린다” 라는, 오늘의 유쾌한 상상이 현실로 이뤄지기를 진정으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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