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을 보며 배우자
숲을 보며 배우자
  • 반기민<충북대 산림학과 겸임교수>
  • 승인 2016.02.16 18: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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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 포럼
▲ 반기민<충북대 산림학과 겸임교수>

대학부터 공부를 숲과 같이 해서인지 요즘 숲에 대한 생각이 더욱 많아지고 있다. 숲은 우리의 삶의 공간을 아름답게 하는 것만이 아니고 휴양과 치유의 기능을 더해주고 그곳에서는 다양한 기능들이 나타나고 있다.

숲은 다양한 구성원들이 존재한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나무이지만 그것과 함께 하층에 초본류들, 야생동물, 새 그리고 곤충 등이 있으며 이를 지탱해주는 토양이 있다. 이들은 서로 돕고 경쟁하며 살아가는 공간이다. 그리고 이들은 인간을 위한 소중한 공기와 먹을거리, 쉼터를 제공하고 있다.

사람은 숲으로부터 삶을 시작하였다고 한다. 에덴동산의 아담과 하와가 살던 동산은 숲이라는 표현이 어울리지 않을까? 그렇듯 많은 신화에 나타나는 나무와 숲을 생각하면 우리는 숲으로부터 나왔고 그 숲을 그리워하고 힘들고 지친 육신과 영혼의 안식을 위해 숲을 찾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곳에서 쉬고 먹고 사색을 하며 자신을 돌아보고 건강을 회복하는 것이다.

숲은 그대로 두면 자연적으로 성장하고 스스로 관리된다고 하는데 요즘은 숲은 그대로 두면 쇠퇴하거나 정체된 성장을 하고 있다는 보고들이 종종 보이고 있다. 특히 요즘같이 기후변화의 시대를 살아가면서 숲은 많은 고통에 시달리는 것이 사실이다. 숲에 다양한 병해충이 발생하여 나무가 쇠퇴하고 그를 기반으로 살아가는 생명이 함께 위협을 받는 것이다. 그로 말미암은 피해와 쇠퇴는 우리 인간의 삶을 또한 위협하고 있다.

한해를 시작하면서 숲을 보면서 숲이 가지는 그 자체의 존재를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 인간도 그 자체로 중요한 가치가 있는 것처럼 숲이 있음으로써 나타나는 다양한 좋은 기능과 역할들이 인간의 삶에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숲을 통하여 우리는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봄부터 겨울까지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그 속에서 나타나는 숲의 역할들은 무궁무진하다. 바라보는 이의 마음에 따라 달리 보이는 것이 숲이다. 나무 한 그루를 바라보며 아름답다고 느끼는 이가 있는가 하면 큰 숲을 보며 아름답다고 느끼는 이가 있다. 숲은 단목으로 우리의 곁에 있기도 하지만 다양한 형태의 모습으로 우리 곁에 다가온다. 몇 그루의 나무들이 모여 있는 숲의 모습과 빽빽하게 모여 살아가는 숲의 모습, 높은 곳 혹은 낮은 곳에서 자라는 나무의 종류의 다양성이 있는 것이다. 이처럼 다양한 숲의 모습처럼 우리의 모습도 다양함을 인정하고 살아가는 한 해가 되면 좋을 것 같다.

숲의 기능 중에서 물을 저장하여 깨끗하게 정화하고 물을 지속적으로 흘려 보내주는 기능 등을 녹색댐이라고 하는 별칭으로 부르고 있다. 이 녹색댐 기능을 생각할 때마다 우리의 인생도 받아들여 정화하는 것에 대한 한계를 생각해본다. 물은 한꺼번에 많은 물이 내리면 모두를 저장하지 못하고 일부만 저장하고 아래로 흘려보낸다. 천천히 시간을 가지고 내리는 비는 서서히 땅속으로 물이 흘러들어 저장되고 이것이 생명의 원천이 되고 우리가 사용하는 생수가 되는 것이다. 우리의 삶도 이와 같이 갑자기 힘들고 어려운 일을 만나면 이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숲이 물을 저장하듯 우리도 삶의 자리에서 많은 만남과 관계 속에서 서서히 다양한 사건을 받아들이고 소화해 내는 것이 필요하다.

종종 숲은 스스로 경쟁에서 뒤처지거나 병약해지면 나무는 고사하게 된다. 종종 인간에 의해 인간의 쓰임에 따라 숲을 관리하고 경영하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숲은 좋은 목재를 생산하는데 한계가 있게 된다. 현대의 크고 쓸 만한 목재는 관리되고 경영된 숲에서 나오고 있다. 우리의 삶도 스스로 관리하고 경영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숲이 그 자리에서 평생을 살아가는 것처럼 우리의 삶도 숲처럼 자기 자리를 지키고 할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숲은 서로 함께 살아가고 배려하며 향기를 내며 살아간다. 우리도 이처럼 한해를 살아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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