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관광해설사의 재발견
문화관광해설사의 재발견
  • 김기원<편집위원·청주대 겸임교수>
  • 승인 2016.02.15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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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 김기원<편집위원·청주대 겸임교수>

우리 사회에 내로라하는 많은 ‘사’들이 있다.
판·검사 변호사 변리사 회계사 의사 간호사 등이 바로 그들이다.
사회가 고도로 전문화 세분화되면서 ‘사’들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하지만 ‘사’들에 대한 사회적 존재감과 대우가 천차만별이고, 동종의 ‘사’들 간에도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이를테면 수억대의 수입을 올리는 변호사와 의사가 있는가 하면,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변호사와 의사도 있기 때문이다.

각설하고 ‘사’ 중에 문화관광해설사가 있다. 문화유산해설사와 관광해설사 등으로 양분되어 있다가 2011년 개정된 관광진흥법에 의거 법제화된 단일 직명이다.

관광객 또는 내방객들에게 지역의 문화 역사와 자연환경에 대하여 알기 쉽게 해설하는 전문적인 소양과 자질을 갖춘 선발된 사람들을 이른다. 해당지자체가 지정한 관광명소가 그들의 주된 활동 무대이고 업무공간이다. 그들은 다른 ‘사’들처럼 일하는 만큼 대가를 보상받는 ‘사’들이 아니다.

해설사마다 역량의 차이는 존재하지만 시·군마다 똑같은 교통비와 식비 수준의 일비를 받고 험지에서 직무를 수행한다. 지정된 장소에 출·퇴근하며 일을 하나 4대 보험료도 적용받지 못하고 있어 전문직이면서 자원봉사자라는 두 얼굴을 가지고 있다.

장소의 원근과 해설수혜자의 다소와 해설의 질에 관계없이 같은 수당을 받고, 순번제로 근무하기 때문에 출무기회도 비교적 균등하다. 그러므로 해설사 간의 양극화 현상이 초래될 여지가 없다.

있다면 해설의 능력과 열정의 온도에 따라 발생하는 고객들의 만족도나 감동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지자체마다 사정은 조금씩 다르나 해설사의 수가 임계점에 이르러 몇 년째 충원하지 못하는 진입장벽이 높은 직종이기도 하다.

아무튼 문화관광해설사들은 불특정 다수 방문객들에게 지역의 이미지를 파는 사람들이다. 잘 팔면 고객이 다시 찾거나 다른 고객들을 떼로 오게 하지만, 잘못 팔면 다시 오기는커녕 오려던 고객들마저 발길을 돌리게 한다. 그들의 말 한마디와 그들의 눈빛 손짓 발짓 표정 하나가 고객들의 마음을 쥐락펴락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들은 문화관광에 대한 열정의 화신이어야 하고, 내방객들에게 울림과 감동을 주는 명품배우가 되어야 한다. 지자체와 지역사회가 그들에게 자부심과 긍지를 갖도록 지원하고 성원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필자는 문화관광해설사를 ‘지역을 빛내는 별이자 움직이는 제2의 지역문화재’라고 설파한 적이 있다.

그렇다. 그들은 분명 지역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지역을 빛내는 별들이고, 지역의 문화유산 가치를 상승시키는 움직이는 제2의 지역문화재들이다. 우수한 문화관광해설사의 보유 여부와 그들의 효용성 여부가 지역경쟁력의 관건이 되고 있다. 그들의 해설에 감동받아 삶터를 옮기는 사람들도 생겨나니 당연지사다.

충북문화관광해설사협회(회장 김인동)가 주관하는 2016년도 충북문화관광해설사 역량강화 연찬회가 2월 15일 영동군 국악체험장 대공연장에서 열렸다.

도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170여명의 문화관광해설사들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여 우의도 다지고 해설역량도 강화하는 감동의 무대였다. 협회 초청으로 ‘왜 문화예술인갗라는 주제로 2시간 특강을 하면서 그들의 헌신과 가치를 재발견하게 되었다.

문화관광해설사들이 근무 중 또는 출퇴근 중에 재해를 입으면 낭패를 당한다. 공상처리는 커녕 재해대책이 터무니없이 빈약하기 때문이다.

충북도와 시·군은 활동비 현실화도 해야 하지만 우선 재해보험료만이라도 현실화해서 해설사들이 마음 놓고 활동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기 바란다. 문화관광해설사가 웃어야 관광객들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활짝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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