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적 마음 가짐·운동 등 효과
긍정적 마음 가짐·운동 등 효과
  • 송준호<청주첨단한방병원 교정재활치료센터장>
  • 승인 2016.02.14 18: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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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 송준호

민족의 최대 명절인 설 연휴를 지냈지만 예전만큼 흥이 오르지 않습니다. 뉴스에서는 연휴 내내 가슴 아픈 소식만 들려오고 경제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으니 가슴만 답답할 뿐입니다. 말 그대로 울화가 치밀어 화병이 날 것만 같은 느낌입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화병은 신경질환에서 매우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데 오늘은 이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얼마 전까지도 서양의학에서는 화병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최근에 이르러서야 각 생활 문화권마다 고유의 정신 장애가 있음을 인정하고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화병이라는 민속 증후군이 있다고 인정을 합니다. 조선왕조실록에도 등장할 정도로 역사와 유래가 깊은 병이고 우리나라의 정서를 한의 정서라고 말할 정도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익숙한 병이었지만 얼마 전까지는 진단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요즈음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활발히 연구가 진행될 정도로 많이 알려진 질환이 되었습니다.

화병에서 “화”란 억울한 감정을 제대로 발산하지 못하고 억제하는 가운데 일어나는 신경성의 화(火)를 의미합니다. 이로 인한 제반 증상을 울화증이라 하는데 현대 의학적으로 신경증에 해당하는 질환입니다.

화병의 증상은 가슴이 답답한 것이 가장 대표적입니다. 목이나 명치에 뭔가 걸린 듯한 느낌이 나면서 좀처럼 잠을 편하게 잘 수도 없고 밥을 먹기 힘들어 지기도 합니다. 심해지면 우울증이나 호흡곤란이 있을 수 있고 여기저기 쑤시고 아프기도 합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증상이 가슴에 기가 쌓여서 순환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봅니다. 이렇게 가슴에 쌓인 기가 오래 되어서 열을 발생하거나 위로 올라가거나 터지면, 상체에서는 열감을 느끼게 되거나 무언가 치밀어 오르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억울하거나 답답한 일이 생겼을 때 가슴을 치게 되는 것입니다.

예로부터 화병은 주부들이 주로 걸리는 병이었습니다.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고 순종적으로 살아야 했던 어머니들의 울화가 병으로 나타났던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성인 남자나 아이들에게서도 다수 발병되고 있습니다. 무한 경쟁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주부들 뿐 아니라 사회 구성원 모두가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현실을 반영하는 현상으로 보입니다.

화병의 진단은 가슴의 답답함이나 열감, 치밀어 오르는 느낌, 갈증, 두통, 현훈, 불면, 심계항진, 목이나 명치에 뭉쳐진 덩어리가 느껴지는 신체 증상, 우울감, 허무감, 마음 속 응어리나 억울하고 분한 감정과 같은 심리 증상, 증상과 관련된 스트레스 증상 등을 고려하여 진단하게 됩니다. 심박변이도 검사를 부가적으로 실시하는 경우도 있고 다른 질병의 배제를 위해 뇌파검사, MRI 검사를 할 수도 있습니다.

한의학에서는 환자에 따라 간기울결, 간화상염, 심신불교, 기혈양허, 담울담요 등의 변증을 하여 이에 맞춰 한약과 침구치료, 약침치료 등으로 치료하게 됩니다. 이런 치료를 통해 뭉친 기운이 풀리면 몸에서 답답한 증상이 사라지면서 울컥했던 마음도 서서히 풀려가고 치밀어 오르던 열도 내리면서 가슴이 시원해지고 불안, 초조한 마음이 안정됩니다.

이외에도 일상생활에서 간단하게 뭉친 기운을 풀어주는 방법은 운동과 스트레칭입니다. 갑작스레 가슴이 답답해진다면, 가슴 가운데 지점에 있는 전중이라는 혈자리에 기가 잘 뭉치는데, 이곳을 손가락으로 눌러 상하로 문질러 풀어주면 답답했던 가슴이 시원해짐을 바로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병의 치료보다는 예방이 중요하므로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도록 항상 긍정적인 마음으로 생활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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