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축복합시다
자신을 축복합시다
  • 백인혁<원불교 충북교구장>
  • 승인 2016.02.11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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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자의 목소리
▲ 백인혁

설 명절날 수많은 국민이 부모님을 찾아뵙기 위해 고향을 찾았습니다. “우리 자식들 이렇게 잘 살고 있습니다. 이제 자식 걱정 그만하시고 부디 부모님이나 건강하게 오래 오래 그 자리에 계셔주십사”고 다 그렇게 사정하고 빌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부모님들은 아무리 자식들이 힘들게 일하지 마시고 편안히 계시라고 해도 아랑곳 하지 않으시면서 손수 농사지어 곳간에 곡식들을 쌓아 놓았다가 자식들이 오면 아낌없이 내어주십니다. 곳간에 두었다가 더 요긴한 곳에 사용 하시라고 아무리 사정을 해도 부모님들은 좀 더 못주어서 한이란 듯 계속 동동거리시며 봇짐을 싸 주십니다. 이렇게 주실 수 있고 받을 수 있음을 우리는 감사해야 합니다.

사실 함께 사는 우리 모두는 서로 못주어서 안달이 난 사람처럼 은혜를 못 갚아서 죄송한 죄인처럼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서로 서로 잘되기를 얼마나 바랍니까? 그 많은 사람들이 다 내가 잘되기를 바라고 빌어주는데 내가 잘못 된다면 그것은 나를 위해 빌어주는 그 많은 사람들에게 해서는 안 될 일입니다.

매 순간 나라는 이 사람을 나만이 소중하다고 여기는 것이 아니라 함께하는 모두가 다 소중히 여긴다는 사실을 우리는 자각하고 살아야 합니다. 모두가 소중히 여기는 나임을 자각할 때 나는 내 것만이 아니라 함께하는 모두의 것이란 사실도 알게 될 것입니다. 그러니 내가 행동할 때도 내가 말을 할 때도 모두를 생각하며 말하고 행동해야 할 것입니다.

나를 내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은 살고 죽는 것도 자기 마음대로 결정하지만 모두의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은 괴로우나 즐거우나 병들거나 심지어 죽음조차도 자기 마음대로 결정하지 않습니다. 현실의 어려움을 함께 걱정하고 함께 아파하며 해결하려고 온갖 노력을 다 해보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요 삶이기도 합니다.

모두가 축복해주는데 나 자신만 나를 축복하지 않는다면 아니 되지요. 현실에 있어서는 내가 나를 가장 축복하고 사랑하고 가다듬어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다 부러워 할 만큼 가꾸어야 합니다. 그 길이 내가 모두에게서 축복 받는 길이요 나에게 행운이 깃들게 하는 길인 것입니다.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축복하고 행운을 빌어주는 것도 소중하지만 내가 나를 축복하고 행운을 빌어주는 것 같이 큰 복은 없을 것입니다.

내가 나를 축복할 때 내 안에서 무한한 잠재력이 솟구칠 것입니다. “해 보자 하면 될 것이다”라는 가능성의 존재로 자신이 바뀌어 살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자신이 바뀌어 질 때 세상의 거친 파도는 나의 앞길에 큰 장애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자 우리 모두 자신을 축복합시다. 이처럼 소중한 자신을 놔두고 바라보는 것만 가지고 싶어서 목매지는 맙시다. 또한 내 주위 함께하는 모든 사람들도 다 소중한 사람들입니다. 나에게 있어서도 소중하고 그분들 스스로도 소중한 사람들이니 그들도 자신을 사랑하며 살자고 합시다. 이웃을 사랑합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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