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 욕해주는 사람
대신 욕해주는 사람
  • 김성일<보은 아곡 은성교회 담임목사>
  • 승인 2016.01.28 19: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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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자의 목소리
▲ 김성일

오래전 중앙선을 넘어왔다가 도망간 차량 때문에 분통 터지고 화가 나 있을 때 대신 욕해주는 분 때문에 너무 쉽게 분도 풀리고 그 운전자를 이해한 적이 있습니다. 하하하~ 대신 욕해줘서 속도 후련하고 고맙기도 했는데 사실 상대 운전자에 대한 마음도 쉽게 정리가 되어서 감사한 적이 있었습니다.

얼마전 SNS에 매맞은 119 구급대원의 글이 실려 가만 보니 어릴 때 우리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했던 꼬맹이가 멋진 구급대원이 되어 매맞은 억울함을 쓴 글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목사이니 잘 참고 견디라고~~ 그렇게 말하지 않고 경험했던 대로 욕을 마구 해주었습니다. 본분도 잊은 채 말이죠.

“이런~포도 씨발라 먹을 놈들~ 이런 못된 십장생~ 쌍화차 쿨피스~ 시베리안 허스키~ 조카 크레파스 18색으로 온몸을 색칠하며 뚜들겨 팰 놈들~ 119구급대원들이 만만하냐~? 반성하고 회개하라!”좀 심한듯 했으나 댓글을 보니 “ㅋㅋㅋㅋ 목사님의 욕ㅋㅋㅋㅋ, 아침부터 빵 터지면서 속이 시원하고! 저번에 맞았던 오른쪽 뺨이 하나도 안 아픈데요? ㅋㅋㅋㅋ 감사합니다. 느낌 아는 구급대원들도 힘낼거예요.” 포도 씨 발라 먹을 놈들도 이해하려 노력하겠습니다.

그랬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도 알고, 무엇이 바른 일임에도 알지만 그럼에도 내편에 서서 욕해주는 사람 때문에 맘도 더 빨리 편안해지고 오히려 욕먹을 사람을 이해해 주는 아량까지 빨리 생기더군요.

제겐 대신 욕해주는 분이 있습니다. 예전의 저처럼 설교만 늘어놓는 분들도 있긴 하지만요. 그런데 대신 욕해주는 분들의 마음을 잘 알기에 너무나도 빨리 마음을 추스르고 참고 이해하고 용서하는 삶으로 돌아가곤 합니다.

그런데 혹시 그런 분을 아시나요?

대신 욕해 주는 건 물론하고 내가 잘못했을 때 따끔히 혼내시면서도 대변해주시고 대신 욕먹어주고 매맞아주고 그리고 내가 아프다고 할 때 나보다 더 아파하시며 그 고통을 떠안고 나의 슬픔과 고통의 눈물을 보고 피눈물을 쏟으시며 결국은 십자가를 지시고 나를 바라보며 우시는 그분. 언제나 내편이 되어주시며 위로하시고 안아주시고 사랑해 주시며 물불을 안가리는 나의 어리석음에도 뒤치다꺼리 다 해주시느라 언제나 바쁘신 그분. 바로 예수님 이십니다. 오늘도 그분 때문에 힘내며 내 맘도 모든 것도 다 아시며 함께 하시길 원하시는 그분으로 인해 마음을 잘 지키며 행복한 하루가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그들이 묻기를 마지아니하는지라 이에 일어나 이르시되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 하시고”(요8:7)

“예수께서 이르시되 가만 두라 너희가 어찌하여 그를 괴롭게 하느냐 그가 내게 좋은 일을 하였느니라”(막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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