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삶을 홀가분하게 사는 방법
나눔·삶을 홀가분하게 사는 방법
  • 유현주 <오송도서관>
  • 승인 2016.01.19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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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 포럼
▲ 유현주<오송도서관>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빠르고 편리함을 살아가는 데에 있어서 최고의 가치라고 여기게 되었다. 그리고 그것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것을 소유해야만 한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우리네 삶은 더욱 복잡해지고 무엇엔가 끊임없이 얽매이게 되었다.

얼마 전 TV 예능프로그램에서 설문조사를 통해 우리가 살아가면서 없어서는 안 될 세 가지를 정하고 그것들이 배제된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 적이 있었다.

그때 많은 사람이 우리 일상생활에서 절대로 없어서는 안 될 세 가지라고 뽑은 것이 바로 휴대폰, 인터넷, TV였다.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반드시 필요한 대표적인 세 가지가 배제된 아날로그적 생활을 해야만 하는 출연자들은 처음에는 무척이나 당혹스럽고 불편해했지만 점점 단순하고 소박한 일상 속에 녹아들면서 결국은 평온한 행복감마저 느끼는 모습을 보면서 문득 법정스님이 하신 말씀이 떠올랐다. “우리는 필요에 의해서 물건을 가지지만 때로는 그 물건 때문에 마음을 쓰게 된다. 따라서 무엇인가를 갖는다는 것은 다른 한편 무엇인가에 얽매이는 것, 그러므로 많이 갖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많이 얽혀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일까. 요즘은 자기가 가진 것을 아낌없이 기부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단순한 선행을 넘어서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박애주의의 실천을 보는 듯하다.

혹시 여러분은 ‘룸투리드(Room to Read)’ 재단이라고 들어보았는지? ‘변화의 첫걸음은 아이들의 교육’이라는 비전을 가지고 2000년 미국인 존 우드가 설립한 비영리단체이다. 이 단체가 주목을 받고 유명해진 것은 네팔, 베트남, 스리랑카, 인도 등 개발도상국의 가난한 아이들에게도 똑같이 배움의 기회를 주고 싶다는 소망으로 도서관과 학교를 지어주고 책과 장학금을 보내주는 거룩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여기에서 거룩하다는 표현을 한 것은 자칫 가난에 파묻혀 교육의 기회를 영원히 박탈당하고 가난의 대물림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 영영 불행하게 살아갈 수밖에 없는 아이들에게 변화와 발전할 기회를 주기 때문이다.

기부하면 세계 최고의 부자 강철왕 카네기(Andrew Carnegie)를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총재산의 90%를 사회에 환원함으로써 ‘부자로 죽는 것은 불명예’라는 신념으로 미국, 영국, 호주, 뉴질랜드 등에 도서관 2500개를 건립하였다.

그런데 이 기록을 경신한 사람이 바로 존우드라는 사람이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 이사였다. 그런 그가 잘나가던 회사를 그만두고 가진 것을 모두 쏟아부어 전 세계 오지에 도서관 1만2천개와 학교 1500개를 세웠다. 그는 카네기가 만든 것의 약 5배에 이르는 도서관을 지었지만 우드의 도서관이 대부분 방 하나짜리 도서관이어서 카네기의 대형 도서관과 견주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자신의 재산을 불우한 소년 소녀들이 꿈과 능력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하는 도서관을 짓는 데 쓰기로 결심하고 실천한 것은 똑같다.

이렇듯 사람은 생각과 행동이 곧 그 사람을 만드는 것 같다.

새해가 밝았다. 그동안 너무 받는 것에만 익숙했던 것은 아닐까 반성을 해 본다. 부끄럽게도 받기만하다 보니 더 많이 받으려고만 했던 것 같다.

카네기나 존우드처럼 다른 사람들을 위해 통 크게 기부할 수는 없지만 내 주변에 관심을 가져보려고 한다.

가까이 사는 내 이웃들을 위해 내가 나눌 수 있는 작고 소소한 것들을 더하고 나누며 사는 따스한 한 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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