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문화재단에 거는 기대
충북문화재단에 거는 기대
  • 김기원<편집위원·청주대 겸임교수>
  • 승인 2016.01.18 17: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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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 김기원

지난 1월 11일 김경식 충북문화재단 대표이사가 취임식을 하고 공식 업무에 들어갔다. 청주대학교 연극영화학과 교수인 김 대표는 문학 음악 미술 연극 무용 등 예술장르 전반에 대한 이해와 식견을 요하는 영화를 창작하는 종합예술인이다.

수편의 극영화와 다큐영화를 제작·감독했고 많은 영화인을 배출했다. 뿐만 아니라 도내 11개 시·군 전역을 탐방하며 충북의 미와 충북의 특징을 영상에 담기도 했다. 그런 만큼 지역사정에도 밝다.

그는 50대 기수다. 이사들보다 나이도 적고 경력이 달리는 부분이 없진 않지만, 50대 기수라는 장점 또한 결코 만만치 않다. 이사장인 도지사와 이사들의 중지를 받드는 겸손한 리더십을 발휘해 재단을 화합모드로 이끌 수 있고, 젊은 패기와 열정으로 재단업무를 역동적으로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충북문화재단은 필자가 충북도 문화예술과장 재직하던 2011년에 태동되었다. 문화예술인출신 과장이었기에 문화예술계의 오랜 숙원이었던 재단설립을 재임 중에 성사시키려고 동분서주하다가 초대 대표이사 선임을 둘러싼 잡음과 이사선정 문건유출이라는 어처구니없는 사단이 벌어져 도중에 자리를 옮겨야 했었다. 조직의 희생양이 되어 분루를 삼켜야 했던 된 저간의 사정에 대해 할 말은 많지만 본란에서는 접기로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태껏 문화재단이 잘되기를, 문화재단이 설립취지대로 잘 운영되어 도민의 사랑을 듬뿍 받는 기관으로 자리 매김 되기를 희망하며 살았다. 안타깝게도 충북문화재단이 설립된 지 4년이 지났건만, 여전히 타 시ㆍ도에 비해 후발주자로서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기관의 사이즈와 재정규모가 전국 최하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으니 그럴 수밖에 없다. 오죽하면 인건비를 아끼려고 대표이사도 비상근으로 쓰고, 업무 중 일부는 아직도 파견 나온 도청직원들이 맡고 있다.

물론 초기에 공무원들이 나와 행정체제를 잡아주는 건 필요하다. 하지만 재단이 설립된 지 4년이 지났음에도 지원은 쥐꼬리만큼 늘어나고 통제는 여전하니, 관 주도의 문화예술에서 진정한 민주도의 문화예술로 전환했다고 상찬할 수 없다.

문화예술 수요는 강물처럼 흐르는데, 공급은 도랑물처럼 흐르는 게 충북의 문화예술 현주소다. 문진기금도 그렇고 여타 사업비도 그렇다.

그런 가운데 김경식 교수가 제3대 대표이사로 취임해 기대를 걸게 한다. 그가 재단직원들에게 한 취임일성은 ‘저는 오늘부터 여러분을 하늘처럼 모실 테니, 여러분은 문화예술인들을 하늘처럼 모셔주기 바랍니다.’였다고 한다. 재단의 본질과 역할을 꿰뚫은 좋은 말이며, 재단의 변화를 예고하는 무서운 말이기도 하다.

그런 김 대표에게 노파심에서 몇 가지 당부하고자 한다. 사업을 펼침에 있어 선택과 집중의 기조를 유지하데, 지원자로 선정된 분들에게는 더 좋은 작품을 창작하도록 유도하고, 탈락한 분들에겐 ‘그래도 귀하는 충북의 자산이요 희망입니다’라고 위로ㆍ격려하는 세심한 배려 있기 바란다.

예총과 민예총은 재단과 한 건물에 둥지를 틀고 있는 충북예술계의 양대 산맥이다. 문화예술이라는 큰 틀에서는 한목소리를 내고 협력하겠지만 재단의 파이를 놓고는 상호 견제하고 경쟁할 것이다.

그러므로 예술성과 공정성과 투명성을 보다 확고히 해야 한다. 거기에 진정성과 헌신성을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문화와 예술은 지역의 경쟁력의 바로메타다. 그러므로 충북문화재단이 문화예술을 고양시키는 산실이 되고, 도민들의 행복지수를 높여주는 행복발전소로 기능 하여야 한다.

문화예술계의 기대와 축복 속에 출항한 김경식충북문화재단호. 아무쪼록 전 스텝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만선의 꿈을 이루기 바란다. 아직은 미흡하나 창대하리라는 희망이 예 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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