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발자국 앞서가는 열정
반 발자국 앞서가는 열정
  • 박숙희<문화관광해설사·아동문학가>
  • 승인 2016.01.17 19: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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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해설사에게 듣는 역사이야기
▲ 박숙희

신광이란 스님이 있었으니 많이 달통한 선비라. 이락(伊洛)에 오래 살아서 여러 글을 널리 보았고 현묘한 이치를 잘 말했다. 매양 탄식해 말하기를 “공자와 노자의 가르침은 예술과 풍규요. 장자와 주역의 글도 묘한 이치를 다한 것이 아니도다. 근저에 들으니 달마 대사께서 소림사에 머물러 계신다고 하니 지인이 멀지를 않으시니 마땅히 깊은 경계에 나아갈 것이로다” 신광스님이 바로 달마의 제자가 될 혜가 대사란다. 탄생할 때 서기광명이 뻗치고 신비로운 광명이 나타났기 때문에 이름을 神光이라 지었단다.

혜가 대사는 여러 가지 제자백가나 유교 ·불교 할 것 없이 모든 것을 사무쳐 통달한 분. 또한 伊洛(이락)은 낙양 부근인데 송나라 때 육군자가 탄생한 곳이란다. 신광 스님은 그곳에서 오래오래 살면서 여러 서적을 두루 넓게 많이 보고 현묘한 이치와 깊고 차원 높은 말을 많이 했단다.

세상에서는 《주역》을 굉장히 높이 평가하고 장자의 글도 도에 조예가 깊고 더 나아가서는 천고의 웅변인데도 신광스님은 그것을 다 비판했다고 하니 그의 높은 차원의 현리(玄理)를 가늠하기가 어렵지 아니한가. 이는 혜가 대사가 그런 것들이 아직 진리를 제대로 다 밝히지 못한 부족한 것들이라고 말한 것. 그래서 소림사에 계시는 달마 대사를 찾아가서 현묘한 이치를 구하겠다는 것이겠다.

안복창은 조선조 때 퍽 유명한 사람인데 직접 당신의 만사를 이렇게 지었다고 한다.

일생에 만권의 글을 독파하고/ 하루에 천 잔의 술을 마셔 다한다./ 복히씨 이상의 일만을 높이 말하고/ 세속의 말은 종래로 입에 붙이지 않는다./ 안모는 30에 아성이라 칭찬받았으니/ 선생의 수명이 어찌 짧다고 하랴.

일생에 만 권의 서적을 독파하고 하루에도 천 잔이나 되는 술을 마셔낸다는 것은 인생 재테크를 위해선 인내와 열정의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 아니겠는가. 이는 능력을 발휘하려면 열정을 습관처럼 실천하여 내공을 만들라는 사명감 같은 것이겠다.

혜가 대사가 《장자》와《주역》의 글도 묘한 이치를 다 밝히지 못했으니 소림사에 계시는 스승. 달마 대사를 찾아가서 현묘한 이치를 구하겠다는 것처럼 우리 모두 어려울수록 경청의 자세와 열정으로 평소보다, 반 발자국 앞서가자는 생각으로 실천함이 나쁘지 않을 듯하다.

자린고비 재테크로 유명한 개그맨 K씨가 최근 강연에서 ‘절실함’을 모든 재테크의 출발점으로 꼽았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미래는 누구에게나 불확실하기 때문에 절실함과 정신력으로 무장한 사람이 인생이란 마라톤에서 더 잘 뛸 수 있다고 …

올해는 붉은 원숭이해. 왜 원숭이 엉덩이가 빨간지에 대해 설화가 있다고 한다. 원숭이와 개가 같이 떡을 해먹기로 했단다. 떡이 다 되자 서로 혼자 다 먹겠다고 다투다가 개가 앞발로 원숭이를 뜯어 엉덩이가 빨개졌고, 개 앞발에는 원숭이 엉덩이 털이 붙게 되었다는 얘기다.

새해의 이름, 기원후 2016년은 국제적으로 통용. 우리나라 등 아시아 여러 국가에서는 ‘병신년(丙申年)’처럼 육십갑자를 활용한 방법으로 연도를 새기도 한다. 육십갑자의 의미와 그 속에 들어 있는 원리 즉 하늘의 기운이나 태양의 운행 질서 등 규칙이 잘 들어맞는 것처럼, 반 발자국 더 앞서가는 열정으로 올 한 해 모두가 행복했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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