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잘못된 사랑이 자녀를 망치고 있다
부모의 잘못된 사랑이 자녀를 망치고 있다
  • 유종렬 <전 음성교육장>
  • 승인 2016.01.13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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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유종렬 <전 음성교육장>

한 사람이 개를 몹시 사랑했다. 그는 개에게 우유가 좋다는 말을 듣고 우유를 먹였다. 먹일 때는 개의 머리를 꼭 붙잡고 그 좋은 우유를 먹였다. 그런데 개가 그 우유를 먹지 않으려고 했다. 그는 개가 자신의 사랑을 몰라주어서 너무 안타까웠다. 어느 날, 여느 때와 같이 그가 개의 머리를 잡고 우유를 먹이는데, 개가 싫다고 고개를 흔들었다. 그렇게 실랑이를 하다가 컵이 떨어져 우유가 땅에 흩어졌다. 그런데 조금 후에 보니까 그 개가 땅에 흩어진 우유를 핥아먹고 있었다. 알고 보니까 개가 싫어했던 것은 우유가 아니라 우유를 먹이는 방법이었다. 자녀를 공부시키겠다고 학원에서 강압적으로 오랜 시간 붙잡아 놓고 강제로 공부를 시키는 부모들을 종종 볼 수 있다. 그렇게 자녀를 죽도록 공부시키면서 세상을 체험하고 세상을 바로 알게 하는 여행은 한 번도 제대로 시켜주지 않는다.

자녀들의 예의 없는 태도와 말투는 기가 죽는다고 그대로 놔두고 있다. 공부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모든 잘못이 용서되고 어떤 요구도 즉각 충족되며 책임지는 훈련도 시키지 않는다. 이런 잘못된 사랑이 자녀를 망치고 성적과 성공이 반비례하는 자녀로 만드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진정한 사랑은 구속하지 않고 결코 서두르지 않는 것이다. ‘내 자식만은…’이라는 가족 이기주의가 낳은 후유증은 심각하다. 요즘 아이들은 참을성이 없고 의지가 약하며 극기심이 부족하고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스스로 처리하지 못하는 경향이 많아 극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내 자식, 내 가정만 생각하는 부모’, ‘자식을 위해서라면’, ‘부모된 죄로’ 자식의 교육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부모들의 이야기는 분노를 넘어 슬픔과 동정을 느끼게 한다. 세계에서 가장 교육열이 높은 우리나라 부모들, 하루에 16시간 30분을 공부해 세계진기록에 소개된 우리나라 고3 수험생들…. 부모들은 자식을 위해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전략을 짜놓고 있다. 경쟁에 서 이기도록 미리 준비시키는 것이다. 교육을 경주로 보고 남보다 빨리 시작 하고 남보다 많이 하고 그래서 경쟁에 이기도록 하는 것이다. 그 결과 오염 된 물속에서 물고기가 서서히 병들어가듯이 우리 아이들은 경쟁으로 인해 매 일 매일 조금씩 병들어 가고 있다. 요즘 ‘귀족 육아’라는 말이 성행한다고 한다. ‘내 아이는 옷 하나라도 무언가 다른 아이와 달라야 해!’ 이러한 생각을 가진 젊은 부모들이 많다는 얘기다. 출산에서부터 육아, 교육, 놀이, 의식주에 이르기까지 부모들이 쏟는 정성은 갸륵하다 못해 너무 지나칠 정도이다. 그런데 이런 ‘위대한 모성’에 대해 걱정들이 많은 것 또한 사실이다. 자식을 챙기는 게 당연한 애정이라고 생각할지 모르나, 그것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편협한 애정이기 때문이다. ‘남들과는 하여간 다르다’고 생각하도록 만드는 ‘귀족 육아’가 자녀들을 온실 속의 화초로 만들어서 결국 자녀들의 건강한 성장을 가로막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어찌 생각하지 않을까. 자녀 스스로 홀로 설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이 바로 진정한 부모의 사랑이다. 어려운 일이 닥쳐도 스스로 견딜 수 있고, 또 이겨낼 힘을 만들어 주는 것, 그것이 바로 ‘진정한 모성’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우리 귀여운 아이들이 스스로 고민하면서, 연구하면서, 인내하면서 스스로 살아가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부모가 할 일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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