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출근
첫 출근
  • 심억수 <시인>
  • 승인 2016.01.05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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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의 한가운데
▲ 심억수

지난 월요일 퇴직 1년 만에 직장에 첫 출근 하였다. 마음이 행복하다.

지난날의 직장 생활은 생계와 가족을 책임져야 하는 중압감으로 보냈다. 지금의 직장은 생계를 위해서가 아니다. 내가 좋아서 선택한 직장이다. 정년 후 다시 시작하는 제2의 삶이다.

퇴직 전 직장생활은 아침에 출근하면서 오늘은 즐거운 마음으로 보내야지 하고 노력했었다. 하지만 그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가정을 희생시키는 일 중독자는 원치 않았다. 직장 동료나 상사가 나를 어떻게 평가하는가에 신경 쓰지 않았다. 다만 균형 있게 일을 하고 양심적으로 적기에 업무를 처리하여 성취감을 느끼고 싶었다. 업무처리를 하다 보니 내가 너무 부족한 것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야간 대학에 진학하였다. 적지 않은 나이에 시작한 대학생활을 열심히 노력한 결과 졸업하였다. 반복적인 업무에 그날이 그날처럼 무미건조한 틀에 박힌 지루함에서 탈피하려 노력하였다. 그래서 취미로 시와 수필을 틈틈이 배우고 익혔다. 내 인생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문학을 통하여 여러 장르의 예술인과 교류하게 되었다. 퇴직 후 1년의 삶이 무료하지 않았다. 이런저런 인연으로 뜻하지 않게 직장이 생겼다. 초심으로 직장에서 즐겁고 행복하게 보내야겠다.

다시 한 번 올바른 직장인의 마음가짐에 대하여 생각해 본다.

이쪽에서는 상사이며 저쪽에서는 부하가 된다. 양쪽을 조화롭게 처신하려 노력하여야 한다. 부하에게 부담을 주거나 불쾌감을 주어서도 안 된다. 그렇다고 상사에게 비위를 맞추기 위해 거짓 마음으로 행동하는 아부를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상사에게 공손한 마음으로 극진한 예를 갖추는 것은 아부와 다르다. 예의는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에서 시작된다.

상사의 입장에서는 부하를 바르게 이끌어주고 인간적인 마음을 주어야 한다. 부하가 잘못을 하였을 때 자존심이 상하지 않게 인격적으로 대하여 신뢰받을 수 있는 상사가 되도록 한다. 그리고 본인이 가지고 있는 경험지식을 부하에게 가르쳐주고 지지해주는 입장으로 임하여야 할 것이다.

부하 입장에서는 상사는 나의 업무를 감독하고 지도하여 바른 업무를 수행하도록 인도해주는 자이다. 직무명령에 순종하고 존중하여야 한다.

또한 상사로부터 받은 불만이나 불평은 혼자 소화하여 자신의 잘못으로 돌리고 이해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불평과 불만을 표시한다고 해서 자기 뜻대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상사의 불법적이고 부당한 명령에 무조건 따를 것이 아니라 상사에게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여 스스로 깨닫도록 할 필요는 있다. 그러나 상사와 견해차의 문제라면 순종하는 것이 순리일 것이다. 누구나 알고 있는 평범한 진리다. 그러나 구성원 간 인과관계로 관행과 타성에 젖어 쉽지 않다.

현재의 직장에서도 구성원은 삼 면적 관계이다. 내가 처한 위치에서 직원 상호 간에 서로의 인격을 존중하며 원만하게 보내야겠다. 무슨 일이든 즐거운 마음으로 임하겠다. 퇴직 후 제2의 삶을 시작하는 행복한 첫 출근 초심을 다잡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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