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로 본 충북도정
신년사로 본 충북도정
  • 김기원<편집위원·청주대 겸임교수>
  • 승인 2016.01.04 18: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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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 김기원

2016년은 충북정도 120년이 되는 뜻 깊은 해다. 이에 부응하듯 이시종 충북호가 ‘충기만세(忠氣滿世)’라는 깃발을 내걸고 출항했다. 충북의 기운과 기세를 세계만방에 힘차게 펼치자는 휘호처럼 2016년 신년사도 무지갯빛 일색이다. ‘4% 충북경제의 본격 도약, 충기만세의 도전, 도민행복시대의 구현’이라는 3대 도정목표와 9대 도정방향이 그렇다.

무지개가 그러하듯 무지갯빛 청사진은 꿈만 주고 사라질 확률이 높다. 충북을 둘러싸고 있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 대한 대내외 환경과 여건이 그다지 좋지 않기 때문에 자칫하면 빛 좋은 개살구가 될 수 있다.

20대 총선으로 인해 도론과 도력은 분산되고, 인구유인과 지역주도권 싸움에서 세종시에 밀리고 있고, 여소야대의 도의회와 매끄럽지 못한 중앙정부와 관계 등 헤쳐갈 풍랑과 암초가 결코 만만하지 않기 때문이다. 6년차 도지사로서의 자신감의 표출인지, 아니면 도정을 너무 낙관적으로 본 것이 아닌지 의문부호를 달게 한다.

이시종 지사가 신년사에 밝힌 9대 도정방향은 이러하다.

첫째, 청년들의 학업 취업 결혼 출산 문제를 총체적으로 담당하는 청년지원과를 신설하여 청년들을 4% 충북경제 실현의 동반자로 육성 지원해 나가겠다.

둘째, 올해 말 충북경제를 전국대비 3.49% 수준까지 끌어올리고 이를 위해서는 올해 경제성장률 4.82%를 달성하겠다.

셋째, 정부의 규제프리존 정책과 한·중 FTA를 최대한 활용하여 ‘생명과 태양의 땅 충북’을 완성해 나가겠다.

넷째, 충북이 신수도권의 중심, 영충호 시대의 리더 충북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국토교통망 X축의 기틀을 탄탄히 다져 나가겠다.

다섯째, 소외되고 어려운 사람이 더 먼저, 더 많이 배려 받는 충북형 복지를 실현해 나가겠다.

여섯째, 지역 간, 도농 간 함께하는 충북, 청주권과 비청주권이 함께 발전하는 충북을 꽃피우도록 박차를 가하겠다.

일곱째, 괴산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 대박의 여세를 몰아 유기농특화도 충북의 위상을 굳히고 적극적인 수출농업지원으로 한·중 FTA에 대응해 나가겠다.

여덟째, 세계 최초의 무예올림픽인 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신 수도권을 대표하는 문화 관광 체육 인프라를 적극 확충해 나가겠다.

아홉째, 메르스 사태와 프랑스 파리 연쇄테러 사건을 교훈삼아 365일 도민의 안전을 최우선시하는 안전 충북, 도민과 소통하는 열린 충북을 구현해 나가겠다. 모두 좋은 계획이다.

문화 복지 안전 분야를 제외하면 대부분 경제 분야가 주를 이루고 있는데 경제가 도력증진과 도세확장에 중요한 관건이니 당연한 귀결이다.

하지만 경제는 지사의 힘으로는 한계가 있다. 법과 수단을 중앙정부가 쥐고 있기 때문이다. 청년지원과를 만든 취지는 좋지만 도에서 할 일이 딱히 없다는 게 문제다.

2015년 휘호는 ‘사즉생충(四卽生忠)’이었다. 전국대비 4% 충북경제 실현만이 충북을 살리는 길이라는 비장한 결기였다.

2016년도 그 연장선상에 있으나 구체성을 담보하지 않아 실현가능성은 미지수다.

충북 뿐만 아니라 타 지자체들도 난리법석을 떨고 있으니 늘 그 턱일 수 있다. 그러므로 특단의 노력이 없으면 4% 경제 달성은 무지개가 되고 만다.

인구와 자원과 신성장동력은 선점하지 않거나 매력을 발산하지 않으면 도로 아미타불이 된다. 주민들은 먹을거리가 있는 타지로 떠나거나 삶의 질 저하를 감수하며 살아야 한다. SOC분야와 투자유치 등에선 충북도가 발군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문제는 문화와 충북혼이다. 문화와 충북혼이 없는 지역발전은 사상누각이 된다.

그러므로 충북도정 전반에 문화콘텐츠와 충북혼을 보강해 ‘충기만세’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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