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력 낭비
경찰력 낭비
  • 윤정원< 천안동남署 여성청소년과 경위>
  • 승인 2015.12.2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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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 윤정원< 천안동남署 여성청소년과 경위>

며칠 전 30대 남성이 가족에게 “내가 살아서 뭐해 죽고 싶어”라는 문자 메시지를 남긴 뒤 연락두절 되었다는 자살의심 신고가 접수돼 휴대전화 위치추적과 동선 등을 확인하고 수색한 결과 모텔에 투숙중인 남성을 발견하여 가족에게 인계한 적이 있다.

이처럼 최근 112종합상황실에 다급하게 도움을 요청하는 자살의심 신고전화가 자주 접수되는데 모든 경찰력이 절도 등 범죄예방과 교통사고 예방 등 본래의 기능을 멈추고 현장에 출동하게 된다.

우선 자살의심자의 휴대전화 위치 값을 확인해 정확한 지점이 아닌 휴대폰 기지국 중심으로 반경 1~5km내의 지역경찰과 타격대, 형사 등 많은 경찰력이 현장에 출동해 기지국 주변을 중심으로 수색을 진행한다.

하지만 이러한 자살의심 신고는 짧게는 1∼2시간에서 길게는 7∼8시간에 달하는 수색을 펼치는데 그 결과는 대부분 요구조자가 식당이나 숙박시설 등에서 아무런 문제없이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보니 경찰력 손실이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실종이나 가출 등으로 9만여건이 접수되었으며, 1급지 경찰서를 기준으로 일일 평균 5~6건에서 많게는 10건정도 접수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지난해 ‘위치정보법’ 개정으로 경찰도 직접 휴대전화 위치추적이 가능하게 돼 전년 대비 2~3배 증가했다.

일선 112종합상황실에 걸려오는 신고전화는 납치나 강도 등 중대범죄건도 있고 미귀가자 관련신고 등 종류도 다양한데 자살의심 관련 신고는 아무리 미심쩍더라도 중대범죄 못지않게 신경이 곤두서는게 사실이다.

또한 가정불화나 개인사정 등으로 가출하거나 연락이 잠시 끊긴 가족들을 빨리 찾기 위한 방편으로 자살의심 등 범죄와 연관된 것처럼 허위 신고하는 사례가 잦아 경찰력 낭비는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가출자의 자살의심 신고는 수색범위에 따른 경찰력 낭비요인이 매우 커질 수 있음을 인식하고, 자살의심 신고에 대한 신고자의 신중한 판단과 진솔한 의식변화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것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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