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륙의 석학인 팡차오후이의 저서 ‘나를 지켜낸다는 것’이란 책을 보면 修身(수신)에 대한 내용이 담겨져 있는데 가슴에 와 닿는 내용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팡차오후이는 그의 저서에서 현대인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가 ‘멈춤을 알지 못하는 것(不知止 불지지)’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욕망에는 그침이 없고 그런 이유로 마음이 항상 편안하지 못한 상태를 이르는 말이다.
경찰이 직업이다 보니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대화를 하다 보면 마음이 불안정해 터지기 일보 직전인 시한폭탄 같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이 있다.
특히 가정폭력 관련자들을 만날 때면 그런 느낌은 더하다.
올해 12월 현재까지 청주 흥덕경찰서 관내에 신고 접수된 가정폭력 신고 건수는 이미 1300건이 넘었다. 갈수록 가정폭력 신고는 늘어나는 경향과 폭력 형태도 심각한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결국에는 살인으로 이어진 경우도 몇 차례 보았다.
가정폭력 전담부서인 여성청소년수사팀에 근무하며 해체 위기에 놓여 있는 수많은 가정을 만나게 되는데 팡차오후이의 말처럼 不知止가 가정폭력이 근본원인이며 이것에 대한 인식이 가정폭력예방의 해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가정폭력 관련자들 대부분은 자신의 불편한 마음을 거리낌 없이 평생을 같이해야 할 소중한 사람들에게 표출하여 갈등을 야기한다.
그리고 계속 습관적으로 같은 행동을 반복해 자신과 주변사람들의 삶을 지옥으로 만들어 버리는 행태를 보인다.
예전과 달리 지금은 경찰이 가정폭력에 대한 인식을 달리해 가정 폭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고 가정폭력 피해자를 위하여 원스톱지원센타, 1366, YWCA여성종합상담소, 가정폭력상담소 등 여러 기관들이 다각적인 지원 활동을 하고 있지만 이런 활동들이 가정폭력예방의 궁극적인 대안일 수는 없다.
자동차도 멈추어야 할 때 멈추지 않으면 교통사고가 나듯이 우리의 마음도 관리하고 통제하지 않으면 문제가 발생하게 되어 있다.
이제는 ‘멈춤’이라는 제동장치를 나의 마음에 장착하고 살아가자. 부부간에, 부모와 자식간에 서로 상처를 주는 말과 행동이 위험 수위에 오를 때 제동을 걸자. 그리고 ‘멈춤’이라는 두 글자가 나의 가정을 천국으로 만들었음을 체험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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