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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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11.28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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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자의 목소리…지식인과 상식인
이 인 수 <온누리 수련원장 목사>

러시아의 문호 톨스토이는 "학문이 있는 사람이란 책을 읽어서 많은 것을 아는 사람이고, 교양이 있는 사람이란 그 시대에 맞는 지식이나 양식(良識)을 몸소 행하는 사람이며, 유덕(有德)한 사람이란 자기인생의 의의를 알고 있는 사람이다"라고 했다.

즉, 학문이나 교양을 갖췄다 해서 그 사람을 유덕한 사람이라고 할 수 없다. 뛰어난 변론이란 정치적 수완도 인간의 덕성과는 관계가 없다. 유덕한 사람이란 학문이나 교양을 바탕으로 인생을 충분히 이해하는 신뢰와 사랑으로 이웃과 화목하게 지내는 사회질서 유지에 이바지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사람이 유덕한 사람이다.

희랍의 유명한 대석학이 어느 날 나룻배를 타고 깊은 강을 건너는 중 배를 젓는 사공에게 "사공은 철학에 대해 좀 아는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사공은 "글도 모릅니다. 제가 아는 것은 이처럼 배를 젓는 일 뿐입니다." 그러자 석학자는 사공을 천시하는 투로 혀를 차며 "사공은 아무것도 배운 것이 없으니, 인생을 살았다고는 하나 인생의 절반은 죽은 생명이나 다를 바가 없구려"라며 고개를 돌렸다. 사공은 학자의 교태가 불쾌했지만 계속 노를 저어 가는데 갑자기 비, 바람이 치면서 망망대해와 같은 강 위에 떠 있는 일엽편주는 파선지경에 이르자 학자의 얼굴이 창백해짐을 보고 사공은 "선생님께서는 헤엄을 치실 줄 아십니까"하고 물었다. 그러자 학자는 "내가 세상에서 모르는 학문은 별로 없으나 수영만은 할 줄 모른다네." 그러자 사공 하는 말이 "선생님은 저더러 학식이 없기에 제 생명의 절반은 죽은 것이나 다를 바 없다지만, 선생님은 수영을 못하니 선생님의 생명은 전부 죽은 것이나 다를 바 없게 됐습니다"라고 말했다 한다.

우리 주변엔 이런 학자를 닮은 사람들이 흔하다. 학식있는 자는 없는자를, 강한자는 약한자를, 부자는 가난한자를 무시하는 경향이 많다. 사람들은 흔히 인격의 척도를 지식 수준에 비례시키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많은 지식을 갖고 있어도 지식이 없는 인간에겐 배움은 적지만 상식이 풍부한 사람만은 못하다. 많이 배웠다 하여 상식까지 풍부하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착각이다. 많이 배운 사람이 생활과 직결되는 상식이 적을 수도 있고, 반대로 못 배운 사람이어도 교양과 상식이 풍부해 훌륭한 인격자가 될 수 있다.

지식은 상식을 담는 보물창고 역할을 해야 하며 상식은 지식이 만든 열매가 될 때 풍요로운 인생의 수확을 거둘 수 있다. 인간의 인품을 높여주는 지식도 어떤 조직에서나 그 곳의 규율과 윤리에 함유할 줄 아는 상식이 겸비될 때 만인으로부터 존경받는 인격자가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지식은 생활의 지혜를 창조하고 상식은 바른 인격자가 될 수 있다. 교육받는 젊은 세대들의 지식인이 내가 아닌가 모두가 자신의 부끄러움을 돌아보는 지식인이 되어 타인에게 존경받는 인생이 돼야 할 것이다.

미국의 웅변가인 헬리는 "나는 정직하다고 스스로 말하는 사람은 결코 정직하지 못하다.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고 말하는 사람은 모두를 잘 알고 있으며, 나는 무엇이나 안다고 말하는 사람은 허풍선이다.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않는 사람은 현명한 사람이거나 이기주의자다"라고 말했다. 미국의 사상가인 에디슨은 "사람들은 흔히 인격과 명성을 동일시한다"면서 "인격은 사람의 내부에 형성된 마음의 모습이고, 명성은 단순히 사람의 인상을 타인이 객관적으로 평가할 외부소리다. 인격은 그 사람 자체이고, 명성은 그의 그림자격이다"고 했다.

영국의 모탈리스트인 스마일즈는 "인생 최고의 목적은 인격완성에 있다"고 했다. 그것은 인생의 궁극적인 목적이며 다른 모든 것은 이것을 형성하는 수단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권력이나 지위를 얻어도 인격이 훌륭하지 못하면 그의 생애가 성공적이었다고 할 수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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