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의 주인은 조합장이 아닌 조합원
농협의 주인은 조합장이 아닌 조합원
  • 유재윤 시민기자·충북 이·통장연합회장
  • 승인 2015.12.21 19: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時 論
▲ 유재윤 시민기자·충북 이·통장연합회장

백번 양보하고 백번 이해하려 해도 이번일 만큼은 절대 양보할 수 없고,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다.

그것을 결정하고 이사회에서 승인해준 사람들이 다름 아닌 지역농협의 조합장들이기에 더 화가나고 분노가 치민다.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은 뜬금없이 무슨 얘기인가 의아해 할 수도 있다.

진천군 통합RPC는 쌀의 안정적 판로 확보와 소득안정, 소비자 마케팅 강화 등을 이유로 농협양곡㈜의 거점양곡센터 육성자 공모에 응모해 지난달 19일 전북 익산농협과 함께 농협중앙회 쌀 유통 전문회사인 농협양곡(주) 거점양곡센터로 선정됐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지역 농업인과 농업인단체, 이장단 등 주민들은 물론이고 지금까지 생거진천쌀의 명품화를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여온 진천군까지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이 반대하는 이유는 이렇다.

이들은 통합RPC가 농협양곡㈜의 거점양곡센터가 되면 진천쌀 브랜드 가치 하락, 쌀값 하락, 수매 물량 감소 등이 크게 우려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통합RPC를 주도하는 사람들은 이런 우려가 단지 기우에 불과하다 말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건 생각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사항이다.

그들 말대로 거점양곡센터가 쌀의 안정적 판로확보와 소득안정, 소비자 마케팅 강화 등으로 실질적으로 농업인들에게 이익을 준다면 지금까지 일련의 과정을 왜 사전에 주민설명회나 공청회 등을 거치지 않고 밀실에서 진행해 왔으며 지금까지도 자료공개를 거부하고 있는가.

관내 이장단, 농업인 단체 등 주민들은 통합RPC가 주민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계속해서 거점양곡센터를 추진한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막아내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그럼에도 통합RPC측은 전혀 양보나 재논의의 기색 없이 일관되게 밀어붙이고 있다.

이렇게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음이 2015년 진천군의 연말을 뜨겁게 달구는 이유다.

농협의 주인은 지역 농협의 몇몇 조합장이 아닌 조합을 구성하고 있는 조합원임을 한시라도 잊어서는 안 된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 할지라고 소속 조직원의 공감대를 얻지 못하고 일을 추진한다면 결국은 화를 부르기 마련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