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도 무서워하는 곶감은?
호랑이도 무서워하는 곶감은?
  • 우래제<청주 원봉중학교 교사>
  • 승인 2015.12.16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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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 이야기
▲ 우래제

‘무서운 호랑이 온다’는 말에도 울음을 그치지 않던 어린아이. ‘곶감 준다.’는 말에 울음을 뚝 그쳤다. 이를 본 호랑이가 ‘나보다 무서운 것이 곶감이 있구나’ 하며 달아났다고 해서 생겨난 말이란다. 곶감이 그렇게도 맛있는 걸까?

곶감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건조과일이다. 떫은 감을 말리면 수용성 탄신성분이 불용성 탄닌 성분으로 변하면서 떫은맛이 없어진다. 곶감이 마르면서 붉은색에서 검게 변하며 과일에 들어 있던 여러 가지 당분이 곶감 껍질로 나와 하얀 가루가 생긴다. 이를 시설(枾雪·겉에 생긴 흰 가루)이라고 한다. 곶감은 말린 그대로 먹거나 수정과에 넣어 먹기도 하고 곶감에 호두를 싸서 곶감 쌈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곶감은 비타민A와 비타민C(사과의 10배)가 풍부하여 건강보조식품으로서 손색이 없다. 모세혈관을 튼튼하게 해주고, 몸을 따뜻하게 만들어주고, 위와 장을 튼튼하게 만들어주고, 면역력을 향상시켜 각종 질병 및 감기예방에 효과적이라고 한다. 한방에서는 곶감이 기관지를 강화시켜 목소리를 윤택하게 하고, 아이들 설사에도 좋다고 한다.

곶감은 떫은 감을 껍질을 벗겨 빛이 잘 들고 바람이 잘 부는 곳에 말려서 만든다. 예전에는 껍질을 벗긴 감을 싸리꼬챙이나 대꼬챙이에 꿰어서 말린다. 아니면 넓은 목판에 널어 앞뒤를 뒤집어가며 말렸다. 이런 과정에 조금만 관리를 잘못하면 곰팡이가 생기기 쉽다. 이렇게 반쯤 마르면 씨를 빼고 다시 말린다. 다 마르면 모양을 만들어 큰 항아리에 짚을 깔고 같이 말려 둔 감 껍질과 곶감을 켜켜로 놓은 다음 짚으로 봉하여 둔다. 특별한 보관시설이 없던 예전에 가장 좋은 보관 방법이었던 것이다. 이렇게 보관한 곶감은 시설(枾雪 )이 생긴 뒤에 꺼내면 맛이 더욱 좋았다. 그리고 말린 감 껍질은 떡에 넣어 먹기도 했다. 감 껍질까지 알뜰하게 먹던 그 시절, 곶감은 아이들에게는 아주 맛있는 간식거리였을 것이다. 그러니 곶감 준다는 말에 울음을 그칠 수밖엡.

지금은 예전과 달리 곶감 걸이가 있어 감 꼭지를 꿰어 주렁주렁 매달기만 하면 쌀쌀하고 건조한 겨울 날씨가 맛있는 곶감을 만들어 준다. 대규모로 곶감을 만들면서 유황 연기를 쐬어서 말리기도 한다. 그러면 곰팡이도 덜 생기고 불그스름하고 깔끔한 반 건시 곶감이 된다. 그 상태에서 바로 냉동 창고에 보관하였다가 소비자들에게 전달된다. 따라서 지금은 시설(枾雪)이 생긴 곶감은 찾아보기 어렵다. 최근에는 뜻있는 사람들이 유황처리를 하지 않고 옛날 방법으로 말린 곶감을 흑 곶감이라 하여 판매하고 있다. 더 나아가 벌집에서 추출한 프로폴리스 처리한 곶감은 수십만 원에 팔리고 있다. 어느 것을 선택하느냐는 소비자의 몫이다.

올해 초겨울은 유난히 비도 많고 기온도 높아 곶감에 곰팡이가 많이 생겼다. 평년의 반도 못 건지게 되었으니 농민의 한숨 소리 깊어진다. 농사는 하늘이 짓는 것을. 기후 변화가 만들어 낸 이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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