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축협 갈등 수습해야
진천축협 갈등 수습해야
  • 이형모 기자
  • 승인 2015.12.13 19: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자수첩
▲ 이형모 부장(진천주재)

지난달 30일 진천축협 회의실. 대의원들이 회의실을 가득 메운 가운데 임시총회가 열렸다. 곧바로 ‘조합장 조합원 제명’과 ‘임원 해임’안 등 2건의 긴급 안건 상정 요청이 나왔다. 사회자는 안건이 상정 요건을 갖추지 못해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그러자 정회 요청이 나왔고 회의장은 술렁거렸다. 몇몇 대의원이 나서 긴급 안건 상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총회가 속개되자 다음 임시총회 개최를 요청하고 나섰다. 요건을 갖춰서라도 조합장 조합원 제명과 임원 해임안을 관철시키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이날 회의는 올해 사업보고와 내년 사업계획을 설명하는 자리였지만 결국 조합장의 조합원 자격 시비자리로 변질됐다. 총회 분위기가 어수선할 수밖에 없었다.

총회가 끝나고 3일 뒤 축협 임원들이 긴급 모임을 가졌다. 이들은 조합의 안정을 위해 조합장이 사퇴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조합장에게 사퇴를 권고했다.

노조도 가세했다. 조합장에게 사퇴를 건의하는 공문을 보냈다. 조합 내부에서조차 사퇴 압박이 거세지자 조합장은 결국 ‘백기’를 들었다.

이번 축협의 ‘내홍’은 예견된 일이었다. 지난 2013년 2월 보궐선거에서 현 조합장이 당선되자 곧바로 조합원 자격 시비가 불거져 법적 다툼으로 비화됐다. 이런 와중에 지난 3월 동시조합장 선거에 현 조합장이 출마해 당선됐다. 하지만 지난 6월 대법원은 보궐선거때 조합장이 조합원 자격이 없이 출마한 것으로 보고 조합장의 당선이 무효라고 판결했다.

결국 조합원 자격이 없는 사람이 조합을 이끈 꼴이 됐다. 그러자 다시 당선무효 소송이 제기돼 지루한 법적 싸움이 재연됐다. 이렇게 되자 조합원들이 술렁였고 조합 분위기도 어수선했다. 당연히 조합의 안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한 조합원은 “조합원 자격도 없는 사람이 조합을 이끈다는 것이 말이 되냐”며 “조합사정도 좋지 않은 데 법적 싸움이 길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조합장이 지난 11일 사퇴하기로 하면서 사태는 일단락됐다. 그는 “조합원들의 갈등과 혼란이 지속되고 있어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책임을 지고 물러나기로 했다”며 “소모적인 갈등은 뒤로하고 전 조합원이 화합해 안정적인 진천축협을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이제 조합원간 갈등 봉합이 숙제다. 선거와 내분으로 갈라진 분위기도 바꿔야 한다. 조합이 안정을 되찾지 못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조합원들에게 돌아간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