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킹 걸즈
하이킹 걸즈
  • 정선옥<음성도서관장>
  • 승인 2015.12.07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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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가 말하는 행복한 책읽기
▲ 정선옥

우리도서관은 충북도교육청에서 추진한 학교도서관 독서교육 지원사업으로 관내 학교에 ‘책책책! 내 마음의 니나노~’와 ‘작가와의 맛난 만남’을 운영했다. ‘책책책! 내 마음의 니나노’는 중학생을 대상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선녀와 나무꾼’을 각색해 직접 연극으로 표현하는 활동이다. 작가와의 맛난 만남은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도서 ‘하루 10분 독서의 힘’의 저자 임원화와, ‘하이킹 걸즈’의 김혜정 작가를 학교에 파견했다.

작가강연회를 기획하면 담당자는 작가의 저서를 미리 읽고 출판사를 통해 연락처를 확보한다. 적은 강사료로 유명 작가를 섭외하려면 감성에 호소해야 한다.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 용기를 주기 위해 작가가 꼭 와주셨으면 한다는 간곡함으로 작가의 가치를 높여준다.

김혜정 작가는 증평이 고향이다. 그녀는 어릴 때부터 소설가가 꿈이었고, 꿈을 이룬 현재의 삶에 만족했다.

강연은 ‘시시한 어른이 되지 않는 법’을 주제로 시시한 어른이 되지 않기 위해 구체적인 나의 꿈 리스트를 적고 나의 기분을 달래주는 방법 찾기를 말했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실천을 강조했다. 그녀의 꿈 리스트에는 우리나라 문학상 심사해보기, 내 책이 국외 수출 되는 것, 그림 동화책 내기, 핀란드에서 자일리톨 껌 씹기 등인데 대부분의 꿈을 이루었다.

또한 스스로의 기분을 달래주기 위해 좋아하는 친구와 마라톤 수다, 여행계획 짜기, 빅뱅이론 보기, 아모제의 초콜릿 쿠키 먹기 등을 소개했다.

김혜정 작가의 소설 ‘하이킹 걸즈(비룡소)’는 제1회 블루픽션상을 수상했는데, 출판사 비룡소에서 제정한 청소년 문학을 위한 상이다. 소설은 비행을 저지른 고등학생 두 명이 한 명의 가이드와 중국의 실크로드를 도보로 여행하면서 겪는 이야기를 다루었다. 저자는 프랑스에서 비행 청소년을 소년원에 보내는 대신 도보 여행을 시키는 점에 착안했다. 주인공 은성이는 미혼모인 엄마와 할머니 손에 크면서 아빠 없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친구에게 폭력을 일삼는 문제아다. 보라는 모범생이었지만 친구에게 왕따를 당하고 스트레스를 도벽으로 해소하는 또 다른 문제아다. 인솔자 미주 언니를 포함한 세 명은 70일 동안 중국의 우루무치 공항부터 투루판, 하미, 명사산, 둔황을 도보로 여행하며 많은 우여곡절을 겪는다. 여름 한낮의 뜨거운 길을 온종일 걸으며 음식도 입에 맞지 않고 허름한 숙소에서 생활하는 일은 한창 사춘기인 두 아이에게 견디기 힘든 고통이었다. 무엇보다 슬픈 현실은 두 아이가 우리나라에 돌아와도 반겨줄 사람이 없다는 상실감이다. 아이들은 결국 여행에서 이탈한다. 깡패를 만나 죽을 고비를 넘기는 등 갖은 고생을 하며, 가족의 소중함과 지나온 삶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다. 대열에 다시 합류한 그들은 70일간의 대장정을 무사히 마치고 한층 성숙한 아이들로 성장한다.

아이들은 부모의 이혼 후 방치, 공부에 대한 중압감, 비난으로 마음에 상처를 입는다. 나는 가끔은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이지만 아들과의 관계가 좋다. 내가 업무적으로 또는 남편과의 관계에서 힘들 때 솔직하게 표현하면 아이는 말없이 안아준다. 우리는 아이가 학교에 갈 때 뽀뽀하고 서로 안아준다. 부모는 조급해하기보다는 기다려주고 믿어주며 잔소리 대신 사랑을 듬뿍 주는 현명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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