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세포가 활발히 작용하는 반응
면역세포가 활발히 작용하는 반응
  • 송준호<청주첨단한방병원 교정재활치료센터장>
  • 승인 2015.12.06 19: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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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 송준호

날이 추워지면서 감기 환자가 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감기를 많이 앓으면서 어머니들이 걱정스레 질문을 많이 합니다. “우리 아기가 열이 많이 나는데, 해열제를 먹어도 잘 안 들어요. 열을 어떻게 떨어뜨리죠?”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이 많이 듭니다. 감기 걸리면 열이 나는 게 당연한데 이것 자체를 병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예전 영양과 위생이 좋지 않았던 시절에는 뇌수막염 같은 병 때문에 고열로 열성 경련과 탈수 등으로 아이들이 많이 사망하기도 했습니다.

이로 인해 열에 대해 극도의 공포감을 갖게 되었고 심지어 ‘발열 공포’란 단어까지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감염병이나 전염병 관리가 잘 되고 있고 영양과 위생도 대폭 개선되어 열 때문에 위독한 상황으로 가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일이 아닙니다.

그렇다하더라도 열이 나면 걱정스러운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열이 나는 이유와 과정을 살펴보면서 앞서 질문에 대한 답을 살펴보겠습니다.

감기 바이러스나 세균, 기타 독소가 몸에 들어오게 되면 면역 반응이 발동을 합니다. 이렇게 되면 우리 뇌 속에 있는 체온 조절 중추가 우리의 체온 기본 온도를 올리게 되는데, 대개 감기와 같은 바이러스 질환의 경우 38도, 세균 감염과 같은 경우에는 40도 이상으로 기준 온도를 설정하게 됩니다.

정상 체온 36.5도에서 기준 온도인 38도로 올리는 과정에서 몸이 춥다고 느껴지고 몸이 떨리면서 닭살이 돋는 감기 초기 증상이 나타납니다. 이 때에는 뇌가 원하는 온도인 38도인데 체온이 아직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에 따뜻한 담요로 몸을 감싸 체온을 올려야 합니다.

체온이 38도가 되면 비로소 뇌가 요구하는 온도에 도달한 것입니다. 이렇게 평소 체온보다 2~3도 정도 오르게 되면 백혈구나 면역 세포가 더욱 활발히 작용하여 바이러스를 처리할 수 있습니다. 혈액 순환도 왕성해져서 바이러스와 싸우는데 필요한 영양분을 공급하고 대사산물을 처리하는데도 더욱 효율적이 됩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열로 인한 탈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열이 많이 나기 때문에 가장 걱정이 되는 시기이지만 물이나 이온 음료 같은 것을 충분히 섭취하면 몸이 알아서 바이러스를 이겨냅니다. 보통 40도 이상 3일을 넘어가면 감기가 아닌 다른 질환일지 모르기 때문에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감기 바이러스가 다 처리되어 발열이 필요 없게 되면 뇌의 체온 조절 중추가 다시 작동하여 정상 체온으로 기본 온도를 낮추게 됩니다. 이제 뇌가 요구하는 낮은 온도에 비해 체온이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덥다고 느끼게 되고 땀이 나면서 체온이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땀이 나야 낫는 것이 아니라 나았기 때문에 땀이 나게 되는 것입니다.

건강한 사람들은 이러한 과정이 신속하게 일어나게 됩니다. 몸이 으슬으슬하게 추웠는데 뜨거운 유자차 한 잔 마시고 따뜻한 방에서 땀을 쭉 뺐더니 다음날 바로 나았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은 앞서 설명한 이 과정이 하룻밤 사이에 일어난 것입니다.

건강한 아이라 할지라도 보통 38도 정도로 올라야하는데 이보다 온도가 더 올라가면서 며칠 밤을 지속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면역계와 체온 조절 능력이 충분히 성숙하지 않은 상황에서 벌어지는 일인데 이로 인해 해열제를 사용하게 됩니다. 안타깝게도 최근 연구에 의하면 만4세 이전에는 해열제가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감기 걸리면 열이 나는 건 당연합니다. 아이가 어리면 해열제가 안 듣는 것도 당연합니다. 건강한 아이라면 물 충분히 먹이면서 몸 따뜻하게 하면 열은 자연히 떨어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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