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은 아직도 통합 후유증!
`땅'은 아직도 통합 후유증!
  • 정건호<청주시 상당구 지적팀장>
  • 승인 2015.12.06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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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 정건호

지난해 7월 청주·청원의 행정구역이 모든 시민과 군민의 성원 속에 성대하게 통합을 이루어 축하의 잔을 들고 기뻐했던 날이 생각난다. 하지만 행정구역의 시·군 간 통합에 따른 후유증으로 몸살을 앓는 부서가 있다면 당연 ‘땅’을 관리하는 지적(地籍)부서가 아닌가 생각한다.

시와 군의 모든 행정과 구역은 통합되었을는지 모르지만 ‘땅’에 대한 공적장부인 지적(임야)도는 아직도 통합되지 못하고 시와 군이 별도의 도면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사실과 이를 통합하기 위한 연속도면 정리과정은 오류발생 과다로 업무의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 행정구역간 지적불부합 증가

오류발생 사례는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는 것이며, 금년도에 4개 구청 중 상당구에서 처음으로 부동산종합공부시스템 데이터베이스(DB) 고도화사업을 추진한 결과 상당구 전체 필지의 21%가량이 문제의 오류발생으로 파악되고 있다. 행정구역이 통합된 지역의 지적측량을 하면 할수록 불부합 토지가 증가하고 있으며, 지금도 하루가 멀다 하고 오류대상토지가 발생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이런 문제가 발생했을까. 1910년도 일본은 우리나라의 토지(임야)에 대한 수탈과 세금징수를 목적으로 대나무로 만든 줄자, 연필, 한지 등 전근대적인 측량장비와 취약한 측량기술을 이용해 지적(임야)도를 만들었다.

당시로선 최신 기술이었겠지만 거리 측정의 한계가 있어 지적(임야)도를 도곽으로 만들어 지금까지 낱장으로지적서고에 보관·이용해 왔다. 1950년대 후반부터 일본강점기에 등록되지 않은 비과세지성 토지인 도로, 구거, 제방 등은 그 당시 목측으로 측량을 했다는 가설이 현재 조사결과 사실로 입증되고 있듯이 청주·청원의 연속도면 접합은 겹침 및 이격(사이가 벌어짐) 등으로 전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100여년이 지난 지금도 당시의 검증되지 않은 도면을 기초로 지적측량을 시행하고 있으니 누구의 탓으로 돌리기엔 이제 어려운 상황이 되고 말았다.

그렇다면 세계최강 정보기술을 자랑하는 대한민국에서 토지정보와 국가발전의 가장 기본이 되는 지적(임야)도에 대하여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과 해법은 없을까.



# 통합 청주시민 관심협조 필요

물론 현재 구청별로 지적재조사 사업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지만 그 실적은 아주 미미한 실정으로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 지적주권을 확립하고 실제 토지현황과 일치하지 않는 지적선을 바로 잡고 토지경계를 더 정확히 할 수 있는 국가 백년대계를 위한 디지털지적도 사업이 지금 그 어떠한 사업보다 최우선 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청주시민 또한 지적(임야)도 불부합 현실을 직시하고 소유하고 있는 토지·임야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오류정비에 대한 협조로 향후 토지경계분쟁에 따른 갈등이 더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아울러 청주·청원 통합 1년이 지난 지금에서라도 모든 연속도면 오류정비가 조속히 마무리되고 통합에 따른 ‘땅’후유증이 완전히 해소되어 지적(地籍)부서도 통합에 대한 기쁨을 함께 누릴 수 있기를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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