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형태를 보면서
정치형태를 보면서
  • 김태종 <생태교육연구소 터 소장>
  • 승인 2015.11.26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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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 論
▲ 김태종 <생태교육연구소 터 소장>

언제부터인가를 정확하게 말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정치가 국민을 농락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 시기를 두고 하는 말입니다. 정권을 거머쥐었다는 것이 국권을 마음대로 농단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이미 초등학생도 다 아는 일인데도 되돌아가는 모습은 상식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의 행태들로 가득합니다.

현 정권에는 큰 무기가 있습니다. 무슨 짓을 하더라도 절대적 지지를 하는 30% 이상의 사람들이 바로 그 무기입니다. 그 무조건적 지지세력을 등에 업고 무슨 짓이든 서슴지 않고, 도저히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뻔뻔하게 지껄이는 것을 볼 때마다 이건 국민을 농락하는 짓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뻔한 거짓말인데도 그냥 우겨대는 데도 그 무조건적 지지세력은 거기에 환호합니다. 그리고는 그것을 지적하거나 비판하는 사람들을 종북이라고 몰아세웁니다. 전혀 근거도 없는 폭로들을 해 대는 것은 이성을 잃은 수준이니 그러는 그들이 차라리 안쓰러울 지경입니다.

그래도 된다고 하는 자신감만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 거기에는 최소한도의 양심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기기만 하면 된다고 하면서 그 과정에서 비겁함과 야만스러움, 유치함과 지저분함이 거기 다 담겨 있습니다. 거기서 상식을 찾는 것 자체도 이미 부질없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누가 뭐래도 지금 국민은 정치세력에 농락을 당하고 있습니다. 이 이성 마비의 시대, 몰상식의 시대에 ‘아무리 그래도 그건 잘못하는 거라’는 용기있는 지적을 해야 할 사람들은 눈곱 만한 이익 때문에 침묵합니다.

그 시궁창 광란의 춤이 계속되고 있는 동안 정직하거나 성실한 사람들은 설 자리가 없습니다. 계속해서 비극적 상황이 발생하고, 부당하게 그 비극을 감수하지 않으면 안 되는 사람들이 생겨나는 데도 그것을 방지하거나 해결해야 할 당사자들은 그들의 불행과 아픔에 관심이 전혀 없습니다.

지난 14일의 민중총궐기는 누구는 잘하고 누구는 잘못했다고 선을 긋는 일은 처음부터 되지 않을 접근입니다. 그런 상황이 오게 한 정부와 여당의 무자비하고 유치한 비극 생산의 정치가 원인이었다고 하지만, 민중 총궐기만이 대안이었느냐고 물으면 다양한 말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있고, 서울의 그 대규모 집회가 모든 것이 다 정당하고 합법적일 수는 없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경찰이 물대포를 사람의 상체에 대고 쏜 것은 과잉진압이 틀림없습니다. 더욱이 그 물대포를 맞고 현장에서 사람이 쓰러져 뇌사상태가 된 것은 누가 뭐래도 살인에 가까운 행위입니다.

그런데 어이가 없는 것은 정치한다는 사람이 쓰러진 노인 시위참여자를 부축하려던 사람이 폭행한 것이라고 말하는 데에는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런 식의 말과 행태들이 멀쩡한 대낮에 횡행하고 있는 데도 그런 추잡한 거짓말을 응징하지 못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슬픔의 역사입니다.

그런 소리를 하는 사람들을 용납하는 것, 그런 소리를 하는 이들이 정치가라는 사실이 허용되는 것은 누가 뭐래도 국민을 갖고 노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정의를 말하기 전에 상식과 최소한도의 양심을 말해야 하는 서글픈 시대에, 해법이 무엇인지를 묻는데, 그래도 절망하지 말고 이 시대를 건너가야 한다는 결론을 얻으며 해 지는 창밖을 내다봅니다. 날마다 좋은 날!!!- 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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