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후원금, 깨끗하고 건전한 정치의 마중물
정치후원금, 깨끗하고 건전한 정치의 마중물
  • 오백교<음성군선거관리위 지도주임>
  • 승인 2015.11.25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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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 오백교

올 가뭄은 유난하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가뭄으로 저수지가 바닥을 보이고 급기야 소양강댐 수몰지까지 드러나 예전 그곳에 살던 사람들이 고향 언저리를 찾아 그 옛날을 추억하는 이색적인 광경이 목격될 지경이다.

강수량은 기온, 바람과 함께 한 해 농사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기후요인이다. 농사가 생업인 사람들은 무덥고 건조한 그 긴 시간을 하늘만 쳐다보며 비님이 오시기만을 애타게 기다렸을 것이다. 미처 해갈도 안 된 상태에서 가을걷이에 나서야 했던 우리네 농심(農心)이 어떠했을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농작물은 기후요인과 더불어 농사짓는 사람으로부터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농부는 때를 맞춰 거름을 뿌리고 씨앗을 넣고 모종을 옮겨야 한다. 병충해 예방을 위해 농약을 뿌리고 풀도 뽑아주어야 한다. 영양상태에 따라 웃거름도 주어야 한다. 농작물은 농부의 끝없는 관심과 애정을 먹고 자라는 것이다.

농작물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생물은 키우고 가꾸는 사람의 관심과 애정에 비례해 성장한다. 이런 맥락에서 정치 또한 국민의 관심과 참여의 정도에 따라 그 건강상태와 모양새가 달라지는 생물이라 할 수 있다.

가을에 풍성한 수확을 얻으려면 수익성 좋은 작물과 종자를 선택해 봄에 씨를 뿌려야 하듯 국민이 원하는 정치를 실현하려면 정치인의 인품과 정책을 꼼꼼히 따져 투표에 참여해야 한다.

파종 후에는 뿌려놓은 작물이 건강하게 잘 자라도록 쉼 없는 돌봄이 필요하듯 내가 뽑은 정치인이 공약을 제대로 이행하는지, 국민이 원하는 좋은 정책을 산출할 수 있는 능력과 자질을 갖추고 있는지, 혹 건강한 정치 성장을 방해하는 장애요인은 없는지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정상적 성장을 방해하는 요인이 있다면 마땅히 이를 제거하고 필요한 양분이 있다면 이를 적절히 공급해 주어야 하는 것이 농부의 몫이요 국민의 책무이다.

우리의 현실정치는 국민의 눈높이와 상당한 거리가 있음은 누구도 부인하기 어렵다. 그 거리 차를 좁히려면 정치권의 각성과 더불어 국민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 투표는 국민이 정치에 참여하는 대표적 수단이고, 정치후원금은 척박한 정치적 토양을 기름지게 하는 대표적 지원 수단이다. 씨를 뿌리고 방치하면 거둘 것은 쭉정이밖에 없을 터. 정치후원금은 알곡이 실하게 영글도록 하는 정치적 자양이라는 점을 헤아려야 한다.

정치후원금은 후원금과 기탁금으로 나뉜다. 소액 다수의 정치후원금제도의 장점은 무엇보다 기부액 10만 원까지 전액 세액공제를 받음으로써 기부자의 금전적 손실 없이 건전한 정치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정치후원금 앞에 붙은 소액 다수라는 수식은 비록 작은 돈일지라도 많은 국민이 참여하면 할수록 크기는 커지고 그 확대된 영향력으로 건전한 정치문화를 실현하자는 의미이다. 결국 얼마나 많은 국민이 관심을 갖고 동참하느냐는 것이 관건일 수밖에 없다.

바라건대 소액다수의 정치후원금 제도가 국민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대한민국의 깨끗하고 건전한 정치문화를 견인하는 한 바가지의 마중물로 오롯이 작용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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