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나눔을 생각하는 시간
11월, 나눔을 생각하는 시간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5.11.18 1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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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 論
▲ 연지민 취재3팀장(부장)

한 해를 갈무리하는 계절로 접어들면서 11월에는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글 쓰는 작가들은 책 출간으로, 예술인들은 공연과 전시로, 단체장들은 지난 1년 성과로 결실을 보는 시기이다.

개개인들의 성과를 갈무리하는 것 외에도 이웃을 생각하는 나눔 행사가 활발히 전개되는 때도 11월이다. 특히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들에게 작은 온정을 보탤 수 있는 크고 작은 나눔 행사는 각박한 사회에 훈기를 불어 넣는다.

지난 3일 ‘2015~2016 사랑의 연탄나누기 출정식’을 시작으로 충북 곳곳에서도 나눔행사가 전개되고 있다. 연탄 한 장으로 이웃과 따뜻한 정을 나누는 ‘사랑의 연탄나누기’ 행사는 (사)징검다리와 충청타임즈, CJB청주방송이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해마다 연탄기금액이 늘고 자원봉사자 수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500원의 연탄 한 장이 전해줄 사랑의 온기를 생각하게 한다.

도내 단체들의 김장나누기 행사 소식도 들려온다. 지난 5일과 6일 청주시새마을회 사랑의 김장나누기 행사에는 400여명의 회원이 참여해 나눔을 실천했고, 김장김치는 1300여 가구에 전달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와 함께 도내 여성단체를 중심으로 한 김장나누기 행사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생활 속 나눔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또 해마다 연말을 기점으로 ‘희망나눔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나 대한적십자사충북지사의 시·군 순회모금도 펼쳐질 계획이고 보면 조금 더 따뜻한 겨울을 맞이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나눔 운동이 활발해지면서 최근에는 나눔의 양상도 다양해지고 있다. 돈이나 물품으로 기부하는 문화가 그간 주류를 이루었다면 이젠 가진 재능을 나누는 문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자신의 경험이나 재능을 요구하는 곳에서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우리 사회의 건강성은 물론 문화의 질적 향상도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되고 있다.

나눔의 양상이 발전하면서 청주에서는 이색적인 재능나눔이 펼쳐졌다. 충북NGO센터가 어울림도서관 개관 2주년 기념으로 마련한 재능나눔‘사람책을 빌려드립니다’가 그것이다. 한 사람이 한 권의 책이라는 취지로 열린 이 행사는 지역에서 활동하는 시민 중 독특한 이력을 가진 20명의 사람책을 초대해 그 사람의 인생이야기를 시민이 대출해 들어보는 자리로 진행되었다.

20명의 사람책이 소수 시민과 만나 허심탄회하게 인생 대화를 나눈 자리는 수평적 소통 열기로 뜨거웠다. 대출에 참가한 시민들은 자신이 선택한 사람책을 통해 자신의 진로를 모색하고 삶의 지혜를 얻었다고 전했고, 사람책으로 참가한 소문난 떡볶이집 부부는 “누가 우리의 삶을 궁금해할까 며칠 밤을 고민하다 참가하게 됐는데 이 행사를 통해 오히려 사람의 소중함을 배우고 간다”고 말해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기도 했다.

작고 소박하게 진행된 행사였지만 나눔이 보이는 물질에서 보이지 않는 마음의 나눔까지 이어져 서로 따뜻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 실천적 행위임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세대 간, 이웃 간, 계층 간 단절의 시대라고 외치면서 소통을 화두로 삼는 현대인들에게 나누는 일이 어렵지 않다는 인식과 함께 소통도 나눔을 통해 넘을 수 있다는 긍정의 가능성도 안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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