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즈의 시 읽는 세상
양 해 기
나무가 흔들린다
나무 안에 누가 있다
그렇지 않고서야
저렇게 나무가 흔들릴 수는 없다
누가 내 곁을 떠나고 있다
그렇지 않고서야
저렇게 많은 나뭇잎들이
한꺼번에
나를 버릴 수는 없는 것이다
# 낙엽이 꽃으로 집니다. 나뭇가지에서 튕겨 나와 멈칫, 숨을 고르다 허공을 품고 내려앉는 낙엽들. 나무를 흔드는 건 바람만이 아닙니다. 다음을 기약하는 생명의 자리가 밀어올리고 밀어올리며 나무를 흔드는 까닭입니다. 가붓해진 나뭇잎들이 왈칵 쏟아내는 비움으로 거리는 형형색색 물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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