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마비·대소변 장애땐 수술해야
통증·마비·대소변 장애땐 수술해야
  • 홍석기<청주마디신경외과 전문의>
  • 승인 2015.11.02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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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 홍석기

대한민국은 디스크 공화국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수많은 환자가 허리 디스크로 고생하고 있습니다. 디스크의 주된 증상은 요통과 하지 방사통인데 정작 환자를 끝까지 괴롭히는 것은 통증이 아니라 치료의 방향을 결정하지 못해서 느끼는 불안감인 경우가 많습니다.

범람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과연 어떤 치료가 좋은 치료인지 확신이 들지 못할 때 환자는 최악의 선택을 하는 경우가 있고 결국 돌이킬 수 없는 불행을 초래하기도 합니다.

이런 혼란의 대표적인 경우가 수술과 비수술적 치료 사이에서의 갈등입니다. 환자의 증상은 하나인데 치료는 제각각 이니 환자 처지에서는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어디에서는 수술하지 않으면 큰 일 난다고 하고 또 어디에서는 수술하면 큰일 난다고 하니 도대체 누구 말이 맞는 건가요. 하나의 증상에 치료가 다르다면 누군가는 틀렸다는 말인데 과연 누가 맞고 누가 틀린 건가요.

지금부터 기술하는 내용 세 가지를 알고 계시면 최악의 선택을 피할 수 있을 겁니다.

과연 언제 수술해야 하는가? 이에 대한 의학 교과서의 입장은 단호합니다. 그리고 분명합니다.

첫째, 대소변에 장애가 발생했다면 반드시, 즉시 수술해야 합니다. 허리 디스크 환자에게서 대소변 장애라니 좀 뜬금없지요. 맞습니다. 흔한 경우가 아닙니다. 드물게 생긴 상황이므로 대부분의 디스크 환자들은 잘 모르는 증상이긴 하지만 이런 증상이 생겼다면 고민하지 말고 수술해야 합니다.

두 번째, 발목의 마비입니다. 통증과 비교하면 불편하지 않아 환자들은 무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매우 중요한 증상이고 징후입니다. 신경이 심하게 눌려서 저절로 좋아지기 어렵고 시간이 단 며칠 지나는 것만으로도 치료 시기를 놓쳐서 영구적인 장애가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반드시 수술해야 합니다. 대소변 장애가 생겼거나 발목의 마비가 왔다면 반드시 수술을 해야 합니다. 수술을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그런 애매한 경우는 없습니다.

마지막 수술의 기준은 바로 통증입니다. 6주 이상 기다려도 좋아지지 않는 통증이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정도라면 수술을 하는 것이 좋다고 교과서는 설명하고 있습니다. 헌데 이 통증이라는 것은 의사가 판단할 수 없고, 환자가 느끼는 주관적인 증상입니다. 따라서 환자가 통증은 있지만 못 참을 정도가 아니라면 반드시 수술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입니다.

대부분 환자들은 의사에게 수술이 필요한지를 묻고 의사에게 결정을 구하지만, 디스크 질환에 있어서만큼은 의사가 환자에게 묻고 결정해야 합니다. “못 견딜 정도의 통증이 6주 이상 지속하나요?” 디스크 질환으로 진단받은 환자가 이상 세 가지 기준 가운데 하나라도 충족되지 않는다면 수술을 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좋아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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