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든 인생
단풍든 인생
  • 유길상<청주서원벧엘교회 담임목사>
  • 승인 2015.10.29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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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자의 목소리
▲ 유길상

단풍의 계절 가을이 왔습니다. 어느 화가도 흉내 낼 수 없는 아름다움이 단풍으로 물든 산인 듯합니다.

우리나라의 가을 단풍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가을의 단풍이 온 산을 형형색색의 모습으로 물들이고 어느새 우리 앞에 환상적인 자태를 지니고 다가와 있습니다. 그 환상적인 단풍을 구경하기 위해서 많은 사람이 산으로, 산으로 단풍 구경을 떠나고 있습니다. 단풍으로 물든 아름다운 자연을 사진에 담기도 하고 그것을 바라보며 마음의 감동을 글로 적어보기도 하고 아주 좋고 행복해서 살짝 미소를 얼굴에 지어 보이기도 합니다. 누가 어떻게 하지도 않았는데 참으로 아름다운 모습의 단풍든 풍경이 놀랍기만 합니다. 이 단풍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바라보면서 ‘하나님의 솜씨는 실로 기묘하다.’라는 고백이 저절로 입 밖으로 나옵니다. 만물을 창조하신 하나님을 찬양하지 않을 수 없음을 이 가을에 아름다운 단풍을 보면서 고백합니다.

단풍이란 가을철에 잎이 떨어지기 전에 엽록소가 파괴되어 엽록소에 가려져 있던 색소들이 나타나거나, 잎이 시들면서 잎 속의 물질들이 다른 색소로 바뀌면서 생기는 현상이라고 합니다. 잎이 붉게 물드는 단풍도 있고 노랗게 물드는 단풍, 갈색으로 물드는 단풍 등이 있습니다. 날씨가 가을로 접어들면서 기온이 갑자기 떨어지는 해에 물드는 단풍은 별로 아름답지가 않다고 합니다. 가을 문턱에 들어서면서 기온이 천천히 내려가는 해에는 매우 아름다운 단풍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갑자기 추어지면 단풍이 들기도 전에 낙엽이 되어 떨어져 버립니다.

우리네 인생에도 단풍이 들까요? 단풍든 인생이란 어떤 모습일까요?

우리네 인생에도 단풍이 든다고 봅니다. 어느 정도의 세월이 지나 인생의 의미를 아는 시점이 단풍이 드는 시점이 아닐까 합니다. 보이지 않지만 어떤 환경과 자기의 수고가 어우러져 아름다운 빨간색의 단풍든 인생을 내기도 하고 곱고 고운 노란색의 단풍든 인생을 내기도 하고 중후한 갈색의 단풍든 인생을 만들어 내기도 할 것입니다. 하나님의 형상을 가지고 태어난 인간이 죄악으로 인하여 그 형상을 잃어버리고 다시 회복하려고 하는 모습이 단풍든 인생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성경 사도행전 20장 24절 말씀에 “내가 달려갈 길과 주 예수께 받은 사명 곧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을 증언하는 일을 마치려 함에는 나의 생명조차 조금도 귀한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노라”고 말씀하십니다. 달려갈 길을 다 달려가는 인생이 참으로 아름다운 단풍이 든 인생입니다. 이것은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단풍든 인생을 만들기 위해서 자기 몸을 희생하는 아픔과 눈물과 땀이 포함된 자기 삶에 최선을 다한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인생을 행복하고 복되고 의미 있게, 이웃과 나라와 민족을 위해 사명감을 가지고 살고자 하는 인생이 어느 세월 속에 아름답게 삶을 살아갈 때 그 인생에서 아름다움이 나타나게 됩니다. 그것이 바로 단풍든 인생입니다. 아름다운 단풍든 인생을 만들려고 얼마나 노력하고 몸부림치고 있는지 떨어지는 단풍잎을 보면서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헛되게 보낸 시간은 없는지 생각해 봅니다. 그래서 단풍이 들다가 떨어지는 저 잎이 내 모습은 아닌지 나 자신의 마음 깊은 곳에 물어봅니다. 한탕주의로 살다가 단풍도 들기 전에 떨어지는 잎으로 살아온 것은 아닌지 뒤 돌아봅니다.

색깔도 없고 의미도 없는 우중충한 단풍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고 기쁨을 주고 감동을 주고 감격을 주는 아름다운 단풍이 든 인생이고 싶습니다. 이 가을에 아름다운 단풍을 보면서 내 인생을 아름다운 단풍 든 인생으로 만들고자 노력하고 몸부림쳐 보기로 다짐해 봅니다.

단풍으로 물든 인생은 아름다운 인생입니다. 깊어 가는 가을에 단풍을 보면서 인생을 뒤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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