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 번 확인된 종이신문의 가치
다시 한 번 확인된 종이신문의 가치
  • 충청타임즈 기자
  • 승인 2015.10.28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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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타임즈 시사펀치

청소년들의 신문읽기와 학교성적, 그리고 그들이 사회에 진출했을 경우의 직업과 소득관계를 분석한 자료가 발표돼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엊그제 공개한 자료는 이른바 종이신문이라는 인쇄매체의 가치와 위상을 그대로 보여주고도 남는다.

결론부터 말하면 신문을 읽는 학생이 수능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가 하면, 대학졸업 후에도 신문을 안 읽는 학생들보다 더 좋은 직장은 물론 월등히 높은 임금까지 보장받는다는 것이다. 이같은 자료는 우리나라 직업교육훈련과 인적자원개발을 총괄하는 국무총리 산하 국책기관의 연구결과라는 점에서 그동안 제기된 어떠한 데이터보다도 신뢰감을 얻는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지난 2004년, 당시 전국의 고교 일반계 및 전문계 3학년 재학생 4000명을 표본으로 선정, 이후 11년간 추적 조사를 실시해 왔다. 그 결과 ‘집에서 신문을 구독한다’고 답한 학생이 비구독 학생보다 수능시험에서 과목별로 6~8점 높은 점수를 받았다.

또한 300인 이상 대기업과 공기업·외국계 기업의 정규직 등 경쟁력있는 직장의 취업률에서도 고교시절 신문을 구독한 학생이 32.2%를 차지한 반면, 비구독 학생은 26.5%로 휠씬 낮게 나타났다. 당연히 급여에서도 신문구독 학생이 월평균 10만원 정도 더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신문 구독이 학력 및 취업 등 사회적 성취에 절대적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구체적 계수로써 입증한 것이다. 한국 뿐만 아니라 최근 일본과 미국 등에서도 유사한 연구결과가 나온 것도 주목된다. 초중학생을 연구한 일본에선 역시 신문을 읽는 학생과 읽지 않는 학생의 성적차이가 크게 나타났고,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미국의 연구사례에선 신문읽는 시간이 길수록 성적이 높고 디지털과 SNS에 집중하는 시간이 길수록 성적이 낮았다.

학생성적과 관련해 지금까지 대세는 부모소득이 높을 수록 자녀들의 성적도 상위권을 차지할 확률이 절대적으로 높다는 것이었다. 학계의 많은 전문가들이 이러한 결과를 도출함으로써 그야말로 우리나라 교육의 반만년 어젠다였던 ‘개천에서 용난다’는 말은 어느덧 유물이 된지 오래지만 이번 연구결과는 이러한 통념을 명쾌하게 깬다고 볼 수 있다. 적어도 자녀의 성공과 성취에 있어 신문읽기의 효과가 부모의 소득효과보다도 더 실체적임을 시사하는 것이다.

신문의 가치는 꼭 성적과 취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번 연구에서도 신문을 읽는 학생이 모든 조건에서 뛰어난 수치를 보였다는 사실은 결국 신문이라는 매체가 사람들의 지식습득 및 지적 훈련에 있어 절대적으로 유효한 수단임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다. 신문으로 상징되는 ‘독서’가 사고력과 창조력, 더 나아가 인격형성의 원천임을 다시 한번 일깨운 것이다.

무려 11년에 걸친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연구결과는 요즘 국가적 화두가 되고 있는 ‘인문학’과, 또한 각종 디지털 매체의 홍수 에 편승해 무책임하게 회자되는 ‘신문시대는 끝났다’는 통설에도 확실한 일침을 주고 있다. 인문학이 걱정된다면 지금 당장 부모들이 집안에 신문을 들이고 자녀들에게도 이 신문을 손에 들게 하면 그만이다. 만약 한 집안의 가장이 퇴근해서 자녀들이 컴퓨터 자판이나 스마트폰이 아닌 신문을 보고 있는 모습을 본다면, 이건 감동 그 자체일 것이다. 인문학 즉 사람을 사람답게 키우는 학문은 바로 이런 데서 출발한다.

첨단 디지털 매체의 범람으로 신문은 끝난 것이 아니라 신문은 오히려 그것들이 가지 못하는 더 가치있는 길을 개척하고 있고, 이것이 오늘날 종이신문의 진정한 ‘존재의 이유’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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