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을 잃지 말아야지…
초심을 잃지 말아야지…
  • 이은성<청주시 금천동주민센터 주무관>
  • 승인 2015.10.26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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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이은성<청주시 금천동주민센터 주무관>

많은 행정기관에서 직원들에게 주기적인 친절 교육을 시행하고 친절 공무원을 선정하고 있다.

공직사회에서 친절행정서비스의 중요성이 매우 크다는 증표다. 나 역시 친절하려고 노력하지만, 가끔은 공무원에게 과잉 친절을 요구하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그럴 때면 기분이 상해서 업무 외의 친절까지 베풀어야 하는지 의문을 갖고는 했다.

그런데 문득 면접 준비를 하면서 외웠던 ‘공무원의 신조’가 떠올랐다. ‘국민에게는 정직과 봉사를’이 그것이다. 봉사는 좋은 마음으로 하는 것이니 국민에게 친절한 행정서비스를 베풀라는 뜻인 것 같다. 게다가 일반 국민도 공무원에게 단순한 직업적인 행정을 넘어선 ‘친절한’ 행정서비스를 기대한다.

처음 공무원 합격하였을 때 “항상 웃으면서 민원 응대하며,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공무원이 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공무원이 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항상 친절한 민원 응대가 정말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 이토록 힘든지 그전에는 미처 깨닫지 못했다. 가끔은 나도 모르게 약간 짜증 섞인 말투로 대하고 나면 내가 너무 불친절했나 하는 생각에 미안한 마음이 든다. 그리고 초심을 잃은 내 모습을 반성하게 된다.

얼마 전 텔레비전에서 종교인들과 일반인이 감정노동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감정노동이란 대중과 접촉하는 일에 종사하면서 의지를 갖추고 어떤 마음 상태를 생산해내야만 하는 일을 가리킨다고 한다. 감정노동을 엄밀히 정의하면 ‘업무상 요구되는 특정한 감정 상태를 연출하거나 유지하고자 행하는 일체의 감정관리 활동’이 직무의 4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는 노동 유형이다. 말투나 표정, 몸짓 등 드러나는 감정 표현을 직무의 한 부분으로 연기하고자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고 통제하는 일을 수반하는 노동을 말한다. 산업이 고도화되고 서비스업 종사자가 늘어나면서 등장한 노동형태이다.

텔레비전을 보면서 나는 어떤지 생각해봤다. 민원을 상대하다 보면 내 감정과는 무관한, 어찌 보면 반대되는 행동을 하게 될 때가 잦다. 나 역시 감정노동자라는 생각을 했다. 물론 화면에 나온 사람들보다 좋은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가끔 내 감정을 통제해가면서 행정서비스를 수행한다는 것이 힘들다고 느껴지지만,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으로 시민들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며 ‘시민에게는 정직과 봉사를’이라는 공무원 신조를 읊던 초심을 잃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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