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를 위한 쉼터(2)
그대를 위한 쉼터(2)
  • 김영미 <문화관광 해설사·수필가>
  • 승인 2015.10.25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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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해설사에게 듣는 역사이야기
▲ 김영미 <문화관광 해설사·수필가>

전통구조물로서 당시의 건축사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가치를 가진 것 등이 등록대상이다. 등록문화재는 실생활에 사용되는 건축물이 많기 때문에 외관은 보존하되 내부는 용도나 사정에 따라 변형과 수리가 가능하도록 규제를 완화했다.

현재 문화관 천장은 개방되어 있는데 한식 지붕구조에서 보이는 굵은 부재는 보이지 않고 가는 부재를 여러 개 고정시킨 지붕구조이다. 지붕의 구조는 기둥 위에 도리를 얹고 다시 그 위에 달 대공을 얹히는 오리옥기구미 형식이라고 하는데 일명 절치조(折置組) 형식이다. 천장에는 두 개의 상량문이 보이는데 명치 44년(1911년) 소화 13년(1938년)이다. 상량문이 두 개인 것으로 보아 다른 건물에 썼던 것을 이곳에 다시 재사용한 것이 아닐까 추측하고 있다.

제1전시실에는 충북의 시군별 대표 문인들의 삶 자취나 흔적,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와 터치스크린이 설치되어 있다. 첫째 모니터에는 고려, 조선시대 한문학의 전성기를 지나 국문학의 형성기였던 시대 ‘탄로갗로 유명한 우탁이 있다. 책을 일억 번 읽었다는 노력형 김득신, 그리고 권섭에 대한 생애와 연보, 대표작품 그리고 시대적, 문학적 상황을 검색해 볼 수 있다.

두 번째 모니터는 1910년대 근대문학의 태동기로 독립운동가이며 역사학자 그리고 언론인이며 문학인 단재 신채호를, 세 번째 모니터는 1920년대 근대문학의 도입기로 일제의 탄압을 피해 러시아로 망명한 ‘낙동강’의 작가 포석 조명희. 전통적인 시조의 형식을 과감히 혁신하고 시조 부흥운동을 전개한 권구현, 일제 강점기 한국 역사 소설의 새로운 지평을 연 ‘임꺽정’의 작가 홍명희의 작품 세계를 감상할 수 있다.

그 다음으로는 1930년대 근대문학의 실천시기인 네 번째 모니터에서 주옥같은 시와 평론으로 현대시의 초석을 마련한 ‘향수’의 정지용과 ‘시의 황제’라는 찬사를 들었던 오장환을 볼 수 있다. 다섯 번째 모니터는 1940년대 민족문학의 확립과 확장시기로 민족정신을 일깨운 항일시 ‘감자꽃’의 권태응, 현실의식과 저항적인 경향의 역작을 발표한 신동문, ‘반노’로 유명한 음성 염재만의 문학세계를 엿볼 수 있다.

제2전시실은 일식 다다미방으로 되어 있는 북카페이다. 테이블마다 고정형 헤드셋이 있으며 음악도 듣고 비디오와 그림도 볼 수 있고 조용히 책을 읽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다다미방을 만드는 등심초라는 풀은 물 흡수력이 뛰어나다고 하는데 다다미 2장이 1평 정도의 너비라고 한다.

그 외에 숲 속 갤러리는 1층과 2층 전시실과 야외 전시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기획전이나 대관전, 특별전 그리고 도민 생활 예술전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야외 공연장에서는 소규모 문화예술 공연단의 공연 및 동아리 활동의 장으로 문화의 집과 숲 속 갤러리를 이어주는 쉼터 공간이다.

지방에 사는 사람이라면 서울 같지 않게 문화 예술 공간이 부족하다는 불평을 가끔씩 하곤 한다. 그러나 이렇게 좋은 문화예술 공간이 도심 가까이 있다는 것은 지역에 사는 사람으로 행운이다. 충북문화관은 삼삼오오 벤치에 앉아 이야기꽃을 피워도 좋고 혹은 조용히 생각을 정리하거나 책을 읽기 좋은 곳이다. 지금 오색으로 곱게 물든 도심 속 예쁜 정원, 그대를 위한 쉼터로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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