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도 허브가 많다.
우리나라에도 허브가 많다.
  • 우래제 교사 <청주원봉중학교>
  • 승인 2015.10.21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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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 이야기
▲ 우래제 교사 <청주원봉중학교>

낯선 배초향의 향기가 진하게 퍼진다. 최근에 퇴직해서 화원 같은 작은 농장을 하시는 선배님으로부터 모종으로 얻어 온 것이 어느새 꽃을 피운 것이다. 󰡐방아󰡑라고도 하고 말린 것을 곽향이라고 하여 약초로 이용하기도 하는 식물이다.

꿀풀과의 여러해살이풀로 꽃은 가을에 핀다. 윗입술 모양의 꽃잎은 작고 아랫입술은 크며 5개로 갈라진다. 4개의 수술 중 2개는 긴 모양을 하고 있다. 이 배초향을 경상도에서는 떡이나 전, 추어탕에 넣어 먹는데 미꾸라지의 비린내를 완화시킨다고 한다.

먹어본 경험이 없어 내겐 낯선 이 배초향이 외국에서 발간되는 “허브” 백과에 “Korean Herb”로 소개가 되어 있다고 한다. 허브란 무엇일까? 우리나라의 허브는 배초향 뿐일까?

옥스퍼드 영어사전에는 허브를 “잎이나 줄기가 식용과 약용으로 쓰이거나 향과 향미로 이용되는 식물”로 정의하고 있다. 향이 있고 인간에게 유용한 식물을 허브라고 정의 한 것이다. 허브로 이용되는 식물은 약 2500여종으로 기원전 5천년 전부터 세계 각국에서 이용되어왔다.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종으로 라벤더, 페퍼민트, 로즈마리, 캐모마일, 쟈스민 등 여러 종이 있다. 허브는 음식물에 넣어 풍미를 더하는 향신료로, 여러 가지 약리작용을 이용한 아로마테라피의 재료로 이용되었으며 오일, 향수, 차, 비누 등의 재료로 많은 상품들로 만들어져 판매되고 있다. 현재 국내서 판매되는 허브식물 제품의 재료 중 90% 이상이 외국산이며 이 때문에 많은 로열티를 지불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허브는 없는 것일까?

우리나라도 아주 오래전부터 허브를 이용해 왔다. 곰이 사람이 되기 위해 먹었던 쑥과 마늘이 대표적인 우리 토종 허브라고 할 수 있다. 이 쑥과 마늘은 강한 냄새가 나쁜 귀신을 쫒고 쑥을 태우면 집의 나쁜 기운이 없어진다고 믿은 우리 조상들이 늘 사용하던 허브인 것이다.

우리나라의 허브는 국화과의 쑥과 구절초, 더위지기, 쑥갓, 산국, 감국, 민들레 등이 약용과 식용으로 이용되었다. 또 서양과 달리 농경문화가 발달하여 백합과의 마늘, 파, 양파, 부추, 달래와 산형과의 고수나 당귀 등이 생강, 고추 등과 함께 향채소로 이용되어 왔다. 그밖에 창포, 익모초, 결명자, 박하, 배초향, 백리향, 고추냉이등 많은 종이 허브로 이용되어 왔다.

최근에는 초피나무 추출물에 있는 테르펜류(terpenoids) 성분의 항균효과를 이용하여 샴푸등 제품개발에 나서 상품화에 성공했다고 한다. 이 같은 토종 허브를 이용한 상품 개발은 농가 소득 증대는 물론 외화 절약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배초향의 진한 향기와 함께 깊어가는 가을! 우리 몸에 우리 것이 최고라는 신토불이가 아니더라도 내게 낯선 배초향에 도전해보려 한다. 배초향 추어탕을 먹어 볼까? 배초향 전을 먹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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