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를 위한 쉼터(1)
그대를 위한 쉼터(1)
  • 김영미 <문화관광 해설사·수필가>
  • 승인 2015.10.18 19: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화해설사에게 듣는 역사이야기
▲ 김영미

번잡하고 바쁜 일상을 잠시 접고 조용히 생각도 하며 책 읽는 기쁨에 빠져 볼 수 있는 정원 같은 쉼터가 있다면 문득문득 찾아가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을까.

도심에서 만나는 고즈넉한 문화 공간 빛바랜 추억 사진 같은 마치 시간이 비껴간 듯 옛 정취를 아직도 간직한 곳이 우리 주변 가까이 있다.

바로 옛 충청북도지사 관사로 쓰였던 곳. 청주시 상당구 대성로 122번길 67에 위치한 도심 속 문화 예술 공간인 충북문화관이다.

충북도청의 청사는 1896년 8월부터 충주시에 있었으나 충주에서 1908년 6월 청주시 남문로 2가(현 중앙공원)로 이전하였다. 그리고 도청 업무가 늘어나면서 1937년 6월부터 현 부지에 청사를 이전 신축하였다.

충북도지사 관사였던 문화관은 충청북도 도청이 건립된 후 인접 지역에 66평 규모로 지어졌다. 현 도청 본관 자리는 당시 큰 연못이 있었으며 이를 메우기 위해 사용된 흙은 충북문화관(옛 도지사 관사)이 자리한 산자락을 절토하여 사용했다고 한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이 건물의 대지가 조성되고 도청 본관 공사가 끝난 후 이곳에 도지사 관사를 신축한 것이다.

도지사 관사는 1939년 이후 민선 4기(2010년 6월 30일)까지 71년간 36명의 충북도지사가 관사로 사용한 것이다.

그리고 2010년 7월 민선 5기 이시종 지사의 약속에 따라 도지사 혼자만의 공간이 아닌 도민이 함께 할 수 있는 문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뜻으로 개방을 결정했다.

리모델링을 통해 문화공간을 위한 갤러리, 문화 전시실, 북카페, 야외무대 등이 어우러져 충북문화관으로 새롭게 단장하여 2012년 9월 6일 우리 품에 돌아온 것이다. 뒤편 신관은 1969년에 새로 지어져 15대 지사부터 32대 정우택 지사까지 41년 사용하였다.

충북지사 관사는 1939년에 지어진 근대 건축물 중 하나인데 일식과 고전 서구 건축 양식을 적용한 양식주의 건축 양식이 혼합된 일양 절충식 주택이라고 할 수 있다. 중복도를 기준으로 건물 전면은 양식으로 접견실과 회의실로 사용하였고, 후면은 일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도지사의 살림집 겸 생활공간이었다.

전면의 외부는 서양식 창호로 팔라디오창이 설치되었으며 생활공간에는 다다미, 미닫이 창호가 설치되었다. 지붕은 각각 처마 높이가 다른 모임지붕 형태로 되어있다.

관 중심의 근대화가 강력히 추진되던 당시의 상황에서 일본은 관사를 통해 주택의 근대화를 추진하였다.

관리가 거주하는 관사란 일종의 모범주택 시 되는 경향이 있는데 충북지사 관사의 경우 당시 개량 주택의 형태가 아닌 두 가지 양식이 조합되는 건축적 특징을 보인다. 이곳은 2007년 등록문화재 353호로 지정되었다.

등록 문화재란 지정문화재가 아닌 문화재 중에서 보존과 활용을 위한 조치가 특별히 필요하여 등록한 문화재를 말한다.

등록문화재의 기준은 우리나라 근대사에서 기념이 되거나 상징적으로 가치가 큰 것으로 지역의 역사, 문화적 배경을 이루며 그 가치가 일반인에게 널리 알려진 것으로 한 시대 조형의 모범이 되는 것이다. 또 건설 기술이나 기능이 뛰어나고 의장 및 재료 등이 희소하여 학술적, 예술적 가치가 큰 것.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