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因緣)
인연(因緣)
  • 신성준<청주시 흥덕구 건축과장>
  • 승인 2015.10.12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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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지구의 나이 45억년 동굴의 나이 어림잡아 15만년이란다. 수십 억년 동안의 지각 변동을 거듭한 끝에 지금에 5대양 6대주가 만들어졌다고도 한다.

어두운 밤하늘을 바라보면 보석처럼 반짝이는 수많은 별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모든 별들은 우리 태양계가 속해 있는 은하계의 별들이다.

우리 은하수에는 태양처럼 스스로 빛을 내는 별들이 1500억 개가 있고 이런 무한의 우주 공간에는 우리네 은하수 같은 은하가 1,000억에서 2000억 개가 존재한다고 한다. 그 크기는 우리 은하수만 보더라도 10만 광년이고 이웃 은하인 안드로메다는 우리 은하의 2배가 된다 한다.

천체과학자들은 무한 우주공간이 180억 광년에서 심지어 300억 광년이라고도 한다.

태양빛이 1초에 지구를 일곱 바퀴 반을 돌고 1광년은 빛이 1년 가는 거리를 말한다 하니 과연 이 우주라는 공간은 실로 얼마만큼이나 큰지 우리 인간의 상상력을 초월한다. 그러고 보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도 우주 전체로 볼 때 얼마나 바닷가 백사장 모래알처럼 작은가를 알 수 있다. 이런 미세한 모래알 같은 지구안에서 우리 인간도 삶을 영위하는 동안 모든 만남과 관계가 인연에 의해 시작되고 인연에 의해 점철(點綴) 되어지지는 않나 싶다.

이웃 간의 만남도 친구간에도 연인간에도 부부(夫婦)지간에도 또 직장에서의 동료직원과도 모든 게 인연에 의해 맺어지는 게 아닌가. 특히나 문학이나 예술 속에서는 더욱더 그렇다. 모든 주제가 인연에 의해서 발단이 되고 스토리가 이어지고 있지 않은가.

문학 소설 속 몇몇 작품의 예를 들면 소나기(황순원 1952년작)의 징검다리에서 주인공인 소녀와 소년의 만남, 메밀꽃필 무렵(이효석 1936년작) 봉평장 주막에서의 허생원과 동이의 만남, 삼포가는길(황석영 1973년작)에서 영달과 정씨 그리고 백화 등 주인공 3인의 겨울 설경 속의 만남, 물레방아(나도향 1926년작)의 물레방앗간에서 남녀 두 주인공의 만남, 이 모든 소설 속에서도 인연에 의한 스토리로 구성되어 있다.

영화 속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카사블랑카(1942년작)에서 험프리보가트와 잉그리드 버그만의 많은 난민 속 카페에서의 만남, 애수(1940년작)에서 비비안리와 로버트 테일러의 워털루다리에서의 우연한 만남, 모정(1955년작)에서 제니퍼존스와 윌리엄홀든의 병원주최 파티에서의 만남, 로마의휴일(1953년작)에서 오드리헵번과 그레고리펙의 왕실을 벗어난 길거리에서의 만남, 이 영화 속 주인공들의 만남이 모두 인연에 의한 것으로 구성되고 연출되어 있다.

자연 속에서 동물들과도 인간이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인연은 이어지고 있다. 아직도 시골집 처마밑에는 지난해에 왔던 제비 한 쌍이 올해도 둥지를 틀었었고 뒤꼍 고목에는 번식기만 되면 어김없이 올빼미 한 쌍이 찾아든다.

더욱 신기한 건 봄이면 인근 숲에서 내려와 논에 가래질하는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곤 하던 고라니가 올해도 변함없이 벼가 무성해진 논에서 날 보고도 놀란 기색 없이 천연덕스럽게 낮잠을 청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우주와 자연과 인간의 인연은 소중하고도 소중하다.

통합시가 이루어진 후 동료 직원들이 부쩍 이나 많아졌다. 그렇지만, 다소 이런 생소한 만남이 낯설지가 아닌, 어색하지도 않은 새롭고도 신선한 인연으로 이어지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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