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가을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5.10.07 15: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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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는 세상

마종기

 

가벼워진다

바람이 가벼워진다

몸이 가벼워진다

이곳에

열매들이 무겁게 무겁게

제 무게대로 엉겨서 땅에 떨어진다

오, 이와도 같이

사랑도, 미움도, 인생도, 제 나름대로 익어서

어디로인지 사라져간다.


# 가을이 결실의 계절이라지만 비우고 버릴 줄 알아야 진정한 가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비우고 비워서 스스로 가벼워지는 일. 무거워 무거워서 스스로 땅에 떨어지는 일. 그 모두가 익을 대로 익어 제 길을 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삶도 가을이란 윤회 앞에 비우고 버리며 사라지는 준비의 시간이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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