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논단
충청논단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11.20 09: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역사회 발전과 충북대 발전계획
이 재 은 <논설위원·충북대 교수>

요즘 대학을 둘러싼 환경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속세를 떠나 조용히 학문을 사랑하고 추구하는 태도를 일컫는 상아탑(tour d'ivoire)이라는 말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된 것처럼 느껴진다. 오히려 속세로 들어가서 어떻게든 살아남으라고 하는 대학 경쟁력 강화에 대한 요구가 일상적인 용어처럼 들린다. 저출산으로 인한 대학 입학 인구의 감소는 물론이고, 민간 기업의 경영 기법을 도입해야 한다는 요구나 구조 개혁을 통한 슬림 경영의 압력 또한 거세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대한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것은 비단 국·공립대학뿐만 아니라 사립대학도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은 실정이다.

최근 충북지역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사립대학 캠퍼스의 폐쇄도 같은 맥락에서 십분 이해할 수 있다.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어찌하겠는가. 특히 국립대학 선도론에 의해 '선택과 집중 지원'을 표방하는 교육인적자원부의 정책 또한 국립대학이 먼저 모범적으로 변화하는 국내외적 환경에 대응하라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이러한 변화의 시점에서 우리 지역 거점 국립대학인 충북대가 개최한 제6차 종합발전계획 대토론회에서 제시된 발전계획안이 지니는 내용의 전향적인 내용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단 동북아권 중심대학이라는 장기 비전 설정은 차치하고라도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연구·교육 중심대학'을 목표로 삼았다는 점이다. 국제사회는 물론이고 국가사회를 경쟁의 무대로 삼더라도 끝까지 지역사회와 함께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 눈길을 끈다. 궁극적으로 대학 경쟁력 강화를 통해 만들어지는 과실을 지역사회와 함께 공유하고 지역사회 발전의 밑거름이 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모든 대학이 포기해서는 안 되는 부분임에도 대다수 국내 대학들이 간과하는 부분이기에 더욱 더 의미가 있다. 교수, 직원,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지역사회를 위한 후생복지 조사에서는 평생교육 등 지역사회 성인교육과 대학 시설 개방을 통한 지역주민의 여가, 문화, 환경의 확대, 지역 청소년 학업증진에 대한 기여 항목이 1, 2, 3순위로 등장한 것은 대학의 미래 방향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리고 연구중심 대학으로 가야만 하는 현실 앞에서도 학생들을 우수 인력으로 양성하여 배출하겠다는 강한 교육 열의를 보이고 있다. 연구와 교육 모두를 함께 수위로 끌어올리려는 균형발전 전략에 대한 의지가 보이고 있어 학부모들은 물론 지역사회 주민들도 흐뭇하리라 생각된다.

무어라 말해도 우리네 관심사가 경제에 있는 것이 현실이고 보면 충북도가 추진하는 경제특별도 건설 역시 지역사회의 현안이자 화두이다. 설문 조사에 참여한 교수의 98%가 지역 내의 산·학 협력 네트워킹에 참여의사를 밝힌 것도 고무적인 현상으로 평가된다. 국내에서도 적지 않은 수인 700여명 이상의 교수를 보유하고 있는 대학이 지역사회의 경제 발전에 기여한다면 그 시너지 효과는 더욱 더 클 것이 분명하다.

도는 물론이고 각 시·군과의 연계를 통한 산·학 협력 효과는 가시적 성과를 내기에 충분하다 볼 수 있다. 몸담고 있는 대학이라서 억지로 긍정적 의미를 부여하려는 의도는 없다. 우리지역에 있는 다른 국·공립 대학은 물론이고, 사립대학이나 전문대학의 구성원들이 함께 보조를 맞추어 간다면 지역 발전은 물론이고 결과적으로는 지역 모든 대학이 공동으로 상생 발전할 수 있는 틀을 만들 수 있다는 보이지 않는 중요한 함의를 도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쪼록 이를 계기로 지역의 모든 대학 구성원들과 주민, 자치단체, 기업이 협력하여 함께 발전하는 새 틀을 만드는데 참여했으면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