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복받은 장수시대를 바라며
축복받은 장수시대를 바라며
  • 이상근(충북안전보건公교육문화팀장>
  • 승인 2015.10.01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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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100세 시대를 넘어 이제는 평균수명 ‘120세 시대’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생명공학의 발달로 2020년 이후에 태어날 신생아들은 평균수명이 120세에 이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하니, 이제는 70세 전에는 노인이라 부르지 말자고 한다. 고령자고용촉진법에 따르면 50세 이상 55세 미만의 취업하고 있거나 취업의사가 있는 사람을 준고령자, 55세 이상은 고령근로자, 통상적으로 50세 이상을 장년근로자라 하는데, 곧 지나면 이러한 정의도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2005년에 나온 캐나다의 한 철학교수의 저서 제목은 ‘평균수명 120세, 축복인가 재앙인가’, 오래 사는 것이 이제는 재앙이라고도 불릴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저자는 100세 시대의 리스크를 다음과 같이 소개했는데 ‘돈 없이 오래 살 때’, ‘아프며 오래 살 때’, ‘일없이 오래 살 때’, ‘혼자되어 오래 살 때’라고 한다. 이를 반대로 말하면 건강하게 일을 하며 돈을 벌고 가족이나 친지들과 두루두루 오래 사는 것이 120세, 150세가 되어도 긴 수명을 축복처럼 누리며 사는 길인 것이다.

혼자되지 않고 오래 사는 것이야 나 자신이 어쩔 수 없지만, ‘건강히’, ‘일하며’, ‘돈을 벌고’ 사는 것은 나 자신에게 달린 일이다. 단순히 오래 사는 것보다 건강히 일하며 오래 사는 것이 행복한 노후생활의 정의가 아닐까 싶다.

취업시장이 어려운 만큼 ‘고령자’는 노동시장에서 은퇴할 존재로 인식되는 것이 보편적이었지만 이제는 나이 든 근로자들을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근로자’라는 명칭을 쓰면 잘 와 닿지 않을 수도 있지만, 아파트 경비원, 환경미화원, 청소용역근로자, 사회복지사 등 장년층의 전유물(?)과도 같은 직업군들이 있다. 이들은 서비스업으로 분류되지만, 막상 작업하는 방식을 하나하나 들여다보면 업무강도가 만만치 않다. 사람은 20세가 넘어서부터 노화가 시작된다는데, 신체기능의 저하가 이미 오래전부터 시작되고 그에 따른 정신적 부담도 크게 느껴지는 장년근로자에게는 똑같이 요구되는 업무라도 젊은이보다 작업 중 위급상황 시 대처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서비스업 말고 의외로 장년층 근로자가 많은 업종이 바로 건설업이다. 올해 발간한 안전보건공단 이슈리포트에 따르면 50세 이상 재해자 중 여성은 서비스업에서, 남성은 건설업에서 가장 많이 재해를 당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건설현장은 젊은 사람들도 일하기 쉽지 않은 강도 높은 현장인데, 50살이 넘는 근로자들이 일하다가 변을 당한다는 것이다.

고령근로자들의 또 한 가지 특성이 재취업자가 많다는 것인데, 예를 들어 사무직으로 종사하던 근로자가 경험이 없는 업종에 새로 취직하게 되며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도 힘들지만 근력·체력·시력 등이 예전 같지 않아 더욱 사고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베이비붐 세대가 퇴직 시기를 맞이하며 은퇴·반퇴 인구가 급증하고 있는 요즘 정규직 일자리도 구하기 쉽지 않아 아르바이트 시장에 중장년층이 점차 등장하고 있다고 한다. 일하는 이유에는 경제적인 이유도 있지만, 집에만 있는 것보다 일하며 사는 게 더 활력이 생기고 젊어지는 기분이 들어서라고 한다. 고령화 사회로 말미암아 예상치도 못한 젊음을 누리게 된 장년 아닌 장년근로자들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일하며 기쁜 장수시대를 맞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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