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가지는 골퍼의 특징
망가지는 골퍼의 특징
  • 김기호 <골프칼럼니스트>
  • 승인 2015.10.01 15: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기호의 똑소리 나는 골프이야기

# 스코어를 조작한다.

조작된 스코어는 동반자를 죽이고 자신의 마음까지 죽인다. 골프 모임에 가면 규칙을 지키며 친 골퍼보다 조작된 스코어 카드를 가진 사람이 자주 시상대에 선다. 동호회는 말할 것도 없고 어느 정도 공신력이 있는 큰 대회도 마찬가지다. 한국 골프계의 두 가지 불가사의는 2부 투어와 프로테스트에 카트를 타는 것, 아마추어는 누가 거짓말을 잘하냐의 순으로 상을 타는 것이다. 진실은 어떤 채색을 가미하지 않아도 아름답다. 스코어를 정확하게 적을 때 비로소 진보는 시작된다. 

# 볼을 터치하면서 플레이한다.

볼을 터치하기 시작하면 그 사람의 골프는 자체로 끝난 것이다. 단 한 번의 터치로 실력과 인간성까지 의심받을 수 있다.

골프를 치면서 속인 사람은 인생에서 반드시 남을 속인다고 한다. 정확하게 적은 120타는 아름답지만 터치하며 얻은 스코어는 모두를 황폐하게 만든다. 온갖 부정한 유혹을 참고 견딜 때 비로소 고수가 될 수 있다. 누군가 당신의 플레이를 지켜본다는 생각을 하고 플레이하자.

# 핑계와 변명으로 일관한다.

골프는 정직을 바탕으로 한 명예의 스포츠다. 스스로 심판이 되어 스스로 판정하는 스포츠는 오직 골프밖에 없다. 불가항력적인 일이 발생해도 핑계와 변명을 하지 말아야 한다. 핑계는 하는 사람도 힘들지만 듣는 사람은 더욱 힘들다. 골프를 잘 치면 부러움을 받지만 매너가 좋으면 존경을 받는다. 실수를 했을 때 변명을 하면 실수가 더 크게 보이는 법이다. 결과에는 원인이 있지만 원인을 감싸는 편애는 다수를 고통스럽게 한다.

# 혼자 연습하고 혼자 고민한다.

골프가 어려운 것은 자신의 스윙동작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스윙이 조금씩 나쁘게 변해도 몸에서 느껴지는 감각으로 절대 눈치 챌 수 없다. 가장 슬픈 것은 오비와 양파가 아니라 혼자 하는 연습이다. 혼자서 칼을 갈면 톱이 되고 톱을 계속 갈면 송곳이 된다. 그렇게 만들어진 송곳은 골퍼의 영혼을 찔러 언젠가는 피를 흘리게 만든다. 삼고초려란 격언처럼 좋은 스승을 찾아야 한다.

# 작은 승부조차 두려워한다. 

쇠는 두드릴수록 강해지고 골퍼는 패전의 경험을 통해서 강해진다. 격투기처럼 가장 강한 자와 부딪쳐 얻은 상처만이 고수를 만드는 것이다. 내기 없는 골프는 마누라와 추는 블루스와 같다고 한다. 부담은 없지만 즐거움도 전혀 없기 때문이다. 작은 내기의 스트로크는 확실한 진보를 보장한다. 실력 진보의 지름길은 자신보다 월등한 상대와 계속 부딪치고 싸워보는 것이다. 

# 체로키 인디언의 늙은 추장이 손자에게 삶에 대해 가르치고 있었다.

“인간의 마음속에는 늘 싸움이 일어나는데 두 마리의 늑대가 싸우는 것과 같다. 너무도 끔찍한 싸움이라 지는 쪽은 거의 죽게 된단다. 하나는 악마와 같은 놈인데 분노, 질투, 탐욕, 자기연민, 열등감, 잘난 체하는 것들, 자신의 거짓 자아를 나타내고 있단다. 그리고 다른 한 놈은 선한 놈인데 평화, 사랑, 희망, 친절, 선의, 관대함, 진실, 연민, 신뢰를 나타낸단다. 이런 싸움은 네 안에서도 일어나고 모든 사람의 마음에서도 일어나고 있단다.” 이야기를 듣고 있던 손자가 어떤 늑대가 이길 수 있는지 물었다. 추장은 간단히 대답했다. “네가 매일 먹이를 주는 놈이 이기지.” 골퍼의 마음속에도 두 마리의 늑대가 산다. 어떤 늑대를 선택할지는 언제나 골퍼의 몫이다. 스윙을 바꾸려면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연습하는 방법, 골프에 접근하는 마음을 바꾸는 것은 손바닥을 뒤집는 것보다 쉽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