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에 초대받지 못한 취준생
명절에 초대받지 못한 취준생
  • 성수진 서원대 항공서비스학과3
  • 승인 2015.09.29 19: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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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의 눈

추석은 한 해 동안 정성을 먹고 자란 곡식을 선사해준 조상에게 감사의 뜻을 보내며, 뙤약볕 속 고생한 이들을 위해 높고 맑은 계절에서 쉬어갈 수 있도록 만든 날로 풍요로운 명절이라 할 수 있다.

모두가 즐기는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초대받지 못한 이들이 있다. 학원가 주변의 ‘추석 특강’·‘인터넷 강좌 개설’ 등의 수업을 듣거나 명절대피소가 된 대학가 카페와 공부방에서 추석을 보내며 명절을 잊은 지 오래인 듯한 취준생(취업준비생)이다.

필자 또한 현재 대학 3학년 취업준비생으로서 이들의 상황이 남 이야기 같지 않으며, 명절이 마냥 달갑지만은 않았다.

내 기억 속 어릴 적 명절은 손꼽아 기다릴 정도로 마냥 좋았으며 맛있는 음식과 오랜만에 보는 가족들로 설렘 속에 보내곤 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너는 이제 몇 살이지’, ‘친구들과는 사이가 좋니’라는 친근하고 단순한 질문보다는 ‘너의 꿈은 무엇이니’, ‘장래희망은 뭐니’, ‘가고 싶은 대학교는 어디니’라는 예전보다 예민한 질문을 받게 됐다. 하지만 당시 나는 장래희망을 거침없이 말할 수 있었던 꿈 많은 소녀였다.

어느덧 시간이 지나고 대학을 졸업할 날들이 얼마 남지 않은 이 시점에서 끊이지 않는 어른들의 질문은 점차 구체적으로 바뀌었다.

‘너 언제 졸업하니’, ‘너 어디 취직하니’, ‘너 뭘 준비했니’ 등 마치 문제를 일으킨 사람에게 질타하는 기자회견인 것 처럼 나에게 쏟아지는 수많은 질문은 무섭고 두렵기까지 하다.

추석은 모두에게 즐거운 명절이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무한경쟁을 요구하는 사회가 자리 잡으면서 나오게 된 새로운 명절 풍속도로 인해 모두가 반가운 명절만은 아니다. 청년 일자리 문제가 말끔하게 해소되어 모두가 즐겁고 행복한 명절이 되는 아름다운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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