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 하은아 <충북중앙도서관 사서>
  • 승인 2015.09.14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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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가 권하는 행복한 책읽기
▲ 하은아 <충북중앙도서관 사서>

중학교 때 친구의 글을 읽고 충격을 받은 일이 있었다. 

그때 나는 책은 좋아하지만 많이 읽지 못했고 글도 잘 못쓰던 그런 아이였다. 내가 기억하는 그 친구는 중학교 시절 글짓기 하는 특활활동을 하고 있었다. 내 기준에 따라 생각해볼 때 그리 많은 책을 읽는 것 같지도 않았다. 그런데 그 친구가 쓴 글은 내 것과 달랐다. 똑같은 책을 읽고 똑같은 상황을 보았지만 글로 풀어내는 방식이 달랐고 사용하는 어휘가 달랐다.

“어떻게 저런 단어를 선택해서 글로 풀 수 있을까?”라고 질투 어린 시선으로 친구를 바라보곤 했다. 

친구가 사용하는 어휘를 알지 못하는 것과 알고 있더라도 글로 표현 못하는 것에 창피했다. 내가 찾은 답은 ‘책을 더 읽기’였다. 20여 년 전에도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선생님의 말씀은 지금과 다르지 않았으니깐 말이다. 

나는 지금도 새로운 글을 읽을 때 어휘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모르는 단어는 국어사전을 찾아본다. 문장 속에 녹아든 단어가 또 다른 단어와 어울려 표현되는 글에 감탄하면서 손으로 꾹꾹 눌러 옮겨 적어본다. 그래야만 내 것으로 될 것 같다.

나는 작가로서 유시민을 좋아한다. 그의 책은 어렵지 않아서 좋다. 분명히 어려운 내용을 담고 있지만 같은 분야의 다른 책에 비하면 쉽게 읽힌다. 책이 너무 어려워서 읽는 내내 자존감을 떨어트리지도 않는다. 그런 유시민 작가가 쓸모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썼다는 책이 바로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유시민 저·생각의 길)이다. 다른 것은 몰라도 글쓰기에 유난히 욕심이 생기는 나에게 정답으로 가는 지름길 같은 생각에 얼른 읽었다.

글쓰기는 재주가 아니라 사람이 가진 여러 능력 또는 기능 가운데 하나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리고 문학적 글쓰기를 제외한 글쓰기는 노력하면 “글 좀 쓰는데!”라는 경지까지 올라갈 수 있음을 강조한다. 또한 책은 글을 잘 쓰기 위한 방법을 친절히 안내하고 있다.

글을 쓰는 이유가 무엇일까? 저자는 글을 쓰는 것은 독자와 소통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소통을 잘하기 위해서 문장은 매끄러워야 하고 현학적 단어보다는 일상 언어를 사용해야 함을 누차 강조한다. 그리고 글쓰기의 가장 기본 조건은 다독이며 많이 써야 글쓰기도 잘 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글 잘 쓰기’는 누구나 가지고 싶은 능력이다. 연습을 통해 가질 수 있는 능력이라 하니 용기가 생긴다. 그 능력을 가지기 위해 거쳐야 하는 일들이 어렵기는 하지만 차근차근 실행하다 보면 누구 못지않은 글재주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된다면 우리에겐 다른 사람과 이야기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을 한 가지 더 가질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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