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를 인정하지 않는 소통은 무의미
상대를 인정하지 않는 소통은 무의미
  • 박명식 기자
  • 승인 2015.09.14 18: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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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 박명식 부장(음성주재)

풀무원의 화물 운송 파업이 장기화 될 듯 싶다.

회사측과 화물노조간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데다 교섭 자체도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풀무원 사태는 외부 시각에서 볼 때 그다지 큰 문제에서 불거진 일이 아니다.

각자 자신들의 주장만 앞세우려고 하는 욕심이 화근이다.

표면적으로는 운송차량에 도색된 회사 로고의 훼손 여부가 쟁점인 듯 싶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노동조합을 인정하느냐 안하느냐에 대한 힘겨루기이다.

화물차에 풀무원을 상징하는 CI로고 도색을 화물차주들이 훼손을 한다고 해봐야 얼마나 할까!

기껏 해봐야 그들의 소속단체인 ‘화물연대’라는 글자를 차량 하단이나 앞면 유리 등에 보일 정도로 부착하는 것이 전부일 것이다.

외부에서 볼 때는 풀무원 화물차량은 ‘풀무원 바른먹거리’라고 선명히 도색된 CI로고가 인상에 남기 때문에 다른 글씨는 눈에 들어오지 않을 것이다.

누가 봐도 도로를 질주하는 풀무원 차량은 풀무원을 상징하는 차량이지 노조 소속단체인 화물연대를 상징하는 차량은 아닌 것이다.

대한민국의 민주화가 발전을 거듭하면서 대부분의 기업들은 일찌감치 노동조합을 인정하고 상생의 길을 가고 있고, 공직사회도 노동조합을 인정받고 있다.

하물며 대한민국 식품기업으로서 신뢰도가 하늘을 찌르는 풀무원이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는 듯 한 모양세를 취하는 것은 품격을 떨어뜨리는 일이다.

화물노조가 주장하는 노동환경 개선, 약속이행, 불매운동 등 각종 비난과 압력은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으려 하는 회사에 대한 원망의 목소리일 뿐이다.

노사가 상생하기 위한 최선책은 오로지 대화와 타협, 즉 소통뿐이다. 하지만 상대방을 인정하지 않는 소통은 아무런 의미도 가치도 없다. 

풀무원이 이번 사태를 종식시키고자 한다면 우선적으로 진실성 있게 노동조합을 인정하고 먼저 다가가야 한다.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고 굴복시키려고만 한다면 화물차량 회사 로고 훼손으로 인한 기업 이미지 실추보다 몇 배 이상의 기업 이미지 타격이 전가될 수도 있다.

결국 양자 모두 승리는 없고 후유증으로 얼룩진 패배만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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