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환경 교육의 위기
학교환경 교육의 위기
  • 반기민 <충북대학교 산림학과 겸임교수>
  • 승인 2015.09.08 1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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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 포럼
▲ 반기민 <충북대학교 산림학과 겸임교수>

현재 우리나라 환경교육은 학교환경교육보다 사회환경교육이 비대해져 있는 기현상을 낳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학교환경교육이 제자리를 잡아가지 못하는 상황이고 제대로 된 제도적 뒷받침이 되지 못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학교에서 환경교육은 주로 과학, 사회 윤리 등 여러 교과에서 환경관련 내용을 분산해서 가르치다가 6차 교육과정부터 중고등학교에서 환경을 보다 체계적 통합적으로 학습하도록 환경과목을 선택과목으로 운영해 왔다. 하지만, 입시중심의 교육이 이루어지는 우리 교육의 현실에서 환경과목을 선택하는 비율은 10% 내외라고 한다. 

학교환경교육은 체계적으로 유아교육부터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이 악화되고 파괴되어가고 있는 현실, 그리고 기후변화가 가져올 많은 환경의 변화들을 고려하면 환경교육은 어린아이 때부터 교육되어지고 배우고 익혀서 삶에서 실천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도록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지난 8월에 교육부는 2015 개정 교과과정에 대해 행정예고를 하였다. 교육과정을 개정하는 것은 현재를 발판으로 미래에 대한 교육을 위한 것이어야 하는데 이번의 교육과정이 미래를 위한 패러다임전환을 위한 것인지를 의심하게 한다. 핵심가치에 해당하는 창의·융합형 인재란 무엇인지도 정확히 알 수 없고 핵심역량 6가지 ‘자기관리 역량, 지식정보처리 역량, 창의융합사고 역량, 심미적 감성 역량, 의사소통 역량, 공동체 역량’을 제시하고 있다. 여기에는 인간만이 중심이 되고 있으며 생태계 일부로서 함께 살아가는 태도나 생명존중의 가치에 대해서는 제외되어 있다. 최근에 환경문제와 기후변화에 따라 새롭게 등장한 전 지구적으로 생태적 감수성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때이다. 하지만, 핵심역량에는 생태·생명과 관련한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은 시대적인 흐름을 반영하고 있지 못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이번 개정 교육과정에서 환경 과목이 제외되었다. 학교환경교육이 그렇잖아도 위기에 몰려 있었는데 이제는 생태적 삶의 태도와 가치를 배우는 환경교육은 설 자리가 없어졌다. 우리의 교육기본법 제2조 교육이념에는 “교육은 홍익인간의 이념 아래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인격을 도야하고 자주적 생활능력과 민주시민으로서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함으로써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민주국가의 발전과 인류 공영의 이상을 실현하는 데에 이바지하게 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나와 있다. 정말로 이러한 교육이념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쳤는지 그리고 추진해 왔는지를 생각해볼 일이다.

현재 환경교육은 생태적 감수성과 생명존중의 태도를 함양시키고, 더불어 환경과 살아가는 는 삶을 위한 교육을 하고 있다. 미래세대는 이러한 바탕 위에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배양하고 다음 세대까지를 고려하는 교육이 실현되어야 할 것이다. 학교환경교육이 우리 자녀들에게 삶을 풍요롭게 하고 행복한 여정을 가는데 기여하는 과목으로 남아서 지속가능한 환경과 사회를 만들어 가는데 큰 기여하길 기대한다. 이 바탕으로는 교과과정에서 제외되어 있는 것을 다시금 제도권 내에서 교육되어질 수 있도록 배려하여야 할 것이다.

지속가능한 미래를 맞이하고 기후변화가 우리의 삶에 큰 변화를 요구하는 시대에 살아가면서 환경교육이 정상적 이려면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필요하고, 현재처럼 사회환경교육이 시장을 만들어가는 기형의 사회구조는 바람직하지 않다. 학교환경교육이 정상적으로 자리 매김하고 부족한 부분을 사회환경교육에서 보완해가는 사회가 되는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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