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70년의 빛과 그림자
광복 70년의 빛과 그림자
  • 김기원 <편집위원·청주대 겸임교수>
  • 승인 2015.08.17 18: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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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 김기원 <편집위원·청주대 겸임교수>

광복절 70주년 잔치가 끝났다.

정부는 광복절 전날인 14일을 임시공휴일로 정해 광복절 연휴를 3일로 만들어 경축했고, 지자체는 도로변에 태극기와 태극무니 바람개비를 설치해 경축분위기를 띄웠다.

국영방송 KBS도 ‘나도 대한민국 우리가(歌)’라는 국민대합창 이벤트를 펼쳐 신선한 감동과 울림을 주었다. 광복절 특사로 6천여 명의 수인들이 사면되거나 복권되는 기쁨을 누렸고, 관광업계를 비롯한 관련 서비스산업들이 3일 연휴의 덕을 톡톡히 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마음은 무겁고 착잡했다.

사죄와 반성의 진정성이 결여된 일본 아베담화를 지켜보고 또 다시 실망했고, 휴전선 비무장지대의 지뢰도발을 한 북한은 사죄는커녕 오히려 불바다 피바다를 운운하며 우리를 모질게 협박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에도 정치권은 박근혜 대통령의 경축사 내용이 좋으니 나쁘니 하며 티격태격 싸우고 있으니 심사가 좋을 리가 없다. 안타깝게도 광복 70년은 분단 70년이다.

광복은 되었지만 외세에 의해 한반도가 38선으로 갈라섰듯이 광복 70년의 밝은 빛도 있지만 어두운 그림자가 있다.

남한과 북한, 그리고 우리 사회 안과 밖의 빛과 그림자를 들여다본다.

남쪽 대한민국은 2차 세계대전 후 세상에서 가장 단기간에 민주화와 산업화를 동시에 이룩한 나라가 되었고, 세계 12대 경제강국이 되어 원조 받던 가난한 나라에서 어려운 나라들을 도와주는 원조하는 나라로 거듭났다.

그러나 북한은 김일성, 김정일에 이어 김정은까지 현대사에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3대 세습 독재정권을 이어오고 있다. 세계와 유리된 북녘동포들은 핵과 미사일을 가진 강성대국이라 세뇌 받으며 기아와 질병에 허덕이고 있다.

남·북한의 언어와 문화의 이질성은 갈수록 심화되고, 적개심만 양산되고 있어 안타깝다.

하지만 올림픽을 보라. 4년마다 개최되는 동·하계올림픽에서 대한민국은 참가국 200여 국가 중 10위권은 물론 5위까지 한 나라이다.

이미 88서울하계올림픽과 2002월드컵축구대회 개최국이 되었고, 2018평창동계올림픽도 유치했다.

뿐만 아니라 한국 여자골퍼들은 LPGA 대회에서 우승은 물론 매번 톱10에 절반을 싹쓸이하고, K팝을 비롯한 한류가 목하 세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요즘 청년실업이 큰 문제가 되고 있지만, KBS-2TV가 방영하는 ‘불후의 명곡’에서 전설을 능가하는 신예가수처럼 우리 젊은 세대들의 성장 잠재력은 무한하다.

IMF환란도, 세월호 침몰의 아픔도, 메르스로 인한 국부손실도 있었지만 이를 스스로 극복해 온 저력있는 국가이며 슬기로운 민족이다. 그러나 아직 남남갈등의 골이 깊다.

진보와 보수가 타협하고 상생하지 아니하고 사사건건 충돌하며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해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고, 세대간, 계층간 갈등과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경제발전으로 도시에는 빌딩이 숲을 이루고 거리에는 자동차가 홍수를 이루고 있지만, 빌딩의 간판과 네온사인들은 외래어로 넘쳐나고 거리에는 고가의 외제자동차들이 즐비하다.

한글은 글자 자체의 우수성으로 문자가 없는 나라에 수출되는 등 주가를 올리고 있지만, 우리의 말은 관공서 행정문서까지 외래어로 잠식되는 등 마치 외래어종이 토종어류를 잡아먹으며 생태계를 교란하듯 출처분명의 외래어가 우리말을 무서운 속도로 갉아먹고 있다.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해 풍찬노숙하며 독립운동을 했던 애국선열들이 하늘에서 지켜보고 있나니, 빛은 더욱 빛나게 하고 어두운 그림자는 거두어 내자.

광복의 완성은 통일이다.

다 함께 그길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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