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론, 어렵지만 가야 하는 길
정론, 어렵지만 가야 하는 길
  • 충청타임즈 기자오창근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국
  • 승인 2015.08.12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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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오창근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국장>

시민단체에서 근무하다 보니 출근하자마자 지역신문을 꼼꼼히 읽는 것이 일과의 시작이다. 중앙지 포함 대여섯 개 정도의 신문을 읽고, 그렇지 않은 신문은 인터넷을 통해 읽는다.

같은 내용을 갖고 쓴 기사지만 각각의 신문사 논조가 다르니 찬찬히 살피지 않을 수 없다.

지역신문과 지역 시민단체는 불가분의 관계다. 시민단체가 지역 현안에 대해 성명서 혹은 논평을 발표하거나 시민의 알 권리를 위해 정보를 분석해 결과를 발표하면 지역신문이 이를 지면화해 이슈를 확장한다.

시민단체가 아무리 올곧게 바른 소리를 낸다고 해도 언론이 담아 주지 않으면 공허한 메아리에 그칠 뿐이다.

모든 권력에 대한 견제·감시·비판이라는 측면만 놓고 보면 기자가 추구하는 가치와 시민단체의 가치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리고 시민 없는 시민단체라는 비아냥거림과 독자 없는 신문이라는 비판까지도.

시민단체 활동가 처지에서 보면 중앙에서 벌어지는 큼직큼직한 사건보다 지역의 소소한 일상이 더 현장감 있어 보이고 우리 생활에 더 밀접하게 느껴진다.

얼마 전 있었던 청주시의 단수사태로 인한 주민 혼란, 여·야 의원 간에 첨예한 갈등을 유발한 청주시 CI 논쟁, 리모델링과 신축 사이에서 아직도 갈등하는 청주시 청사 문제, 여대야소로 불거진 충북도의회의 파행, 청주시노인전문병원 문제 등등. 지역의 문제는 늘 끊이지 않고 일어나며, 언론은 실상을 전하고 시민단체는 비판과 더불어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런데도 지역의 언론환경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지역 현안은 메가톤급 중앙정치에 늘 매몰되고 시민의 눈높이는 거기에 맞춰져 있다. 공무원과 시민단체만 보는 신문이 아닌 지역민이 함께할 때 지역 정치도 발전할 수 있다.

특히 지방자치의 확대는 지역 언론의 중요성을 강화했다. 지방선거 과정에서 후보자에 대한 검증과 공약분석 등 정치적 이슈를 제기함으로써 지역민의 관심을 유도해 지방자치가 공고해질 수 있는 역할을 해왔다. 아울러 선거가 끝나면 자치단체장과 의회 사이의 견제와 균형을 유도하는 순기능을 해왔다.

시민단체 또한 마찬가지다. 국민의 국가신뢰도는 조사대상 42개국 중 39위로 법치국가인지 의심이 갈 정도다.

지방자치는 중앙에 예속될 수밖에 없는 재정구조로 열악함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는 지역의 자기결정권의 미약을 나타내고 지방차지 무용론으로 확대된다.

그래서 정론직필의 강단 있는 지역 신문이 더욱 필요하다. 지방자치는 주민의 관심과 참여를 통해 발전한다.

일회성 기사가 아닌 심층기획 기사의 확대를 통해 지역 발전을 모색하고, 주민이 자발적으로 정치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주어야 한다. 정치는 혐오의 대상이 아니라 관심만큼 자라는 나무다.

현실이 어둡다고 비관할 것이 아니라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 정치를 떠난 삶은 없다.

언론의 힘은 발생 부수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행간에 숨어 있는 진실의 힘이다.

충청타임즈의 창립 10주년을 축하하며 소외계층의 대변자로서 그 역할과 책임을 다하여 지역민에게 사랑받는 신문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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