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행복하라
지금 행복하라
  • 반영억 신부 <청주 상당노인복지관장>
  • 승인 2015.07.30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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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자의 목소리
반영억 신부 <청주 상당노인복지관장>

누구에게나 똑같은 행복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무엇에 만족하는가이다.

내가 누군가의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있다는 것에 대한 만족, 행복을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과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느끼는 타인에 대한 배려가 우리 마음속 행복의 질(質)을 더욱 높일 수 있게 된다.

그러므로 주어진 처지, 환경, 여건에 구애 없이 지금 만족하고 감사하라, 더 큰 만족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어떤 이는 “행복은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의 행복을 생각하는 것이다” “행복은 다른 사람의 행복에 관심을 갖는 것이다.”라고 정의한다.

프랑수아 를로르의 ‘꾸뻬씨의 행복여행’이라는 책을 보면 정신과 의사 꾸뻬씨는 수첩 하나 볼펜 하나 달랑 들고 행복이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그가 만난 가정부, 교수의 행복은 크게 특별한 것이 없었다.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있는 것,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는 것, 사물을 바라보는 방식, 살아 있음을 느끼는 것 등 상당히 현실적인 것들이다.

꾸뻬씨는 ‘행복이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며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다른 사람의 행복에 관심을 갖는 것이다.’라는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사람은 관계 속에 살기 때문에 더 큰 사랑으로 서로 나눌 때, 아니 보상을 바라지 않고 줄 때 행복은 몇 배로 깊어진다.

제가 만난 한 사람은 항상 밝은 모습으로 미소가 매력적이다. 그는 본인의 행복 점수를 100점 만점에 항상 100점을 주는 사람이다.

그러던 어느 날, 그에게 어둔 그림자가 보였다. 아버지에게 사고가 일어나 크게 다치는 일이 생겼기 때문이다. 사고를 접하고 본인에게 처해진 상황에 매우 고통스러워했다. 아마도 왜 하필이면 이러한 일이 나에게 생겼을까 생각하며 힘들었을 것이다. 너무나 사랑하는 가족에게 벌어진 믿기지 않는 현실에 원망과 분노, 불행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다시 만난 그 사람의 표정은 예전과 비슷하다. 아버지의 상황은 하반신 마비로 더 좋아지지는 못했지만 사랑하는 아버지가 살아 있고 옆에 있음에 감사하며 오히려 이 큰 사고로 인해 가족들과 더욱 가까워질 수 있게 되어 행복하다고 고백한다.

다른 사람들이 본인의 가족들을 위해 함께 기도하고 응원해주고 있음에 감사하고 있다. 처음에는 다른 사람들이 바라보는 시선이 너무 부담스럽고 힘들었다지만 지금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고 느끼며 행복해한다.

여러 사람의 따뜻한 말 한마디와 위로가 그에게 행복을 다시 찾을 수 있는 도움이 되었다고 하니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이 얼마나 소중한지 모른다.

행복에 대한 정의는 다양하다.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행복은 만족한 삶’이다. 그런데 무엇에 만족하는가는 참으로 중요하다. 소유하는 것에 만족할 수 있고, 지배하는 것에 만족할 수도 있으며 베푸는 것, 다시 말하면 사랑하는 것에 만족할 수도 있다. 옳은 것에 만족할 수 있고, 옳지 못한 행동을 하면서도 만족할 수도 있다.

따라서 행복한 삶을 추구하되 양적인 만족보다 질적인 만족을 추구해야 한다. 행복해 지고 싶다면, 지금 다른 사람의 행복에 관심을 갖고 말로나 혀끝으로가 아니라 행동으로 진실하게 사랑하는 것이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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