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카로운 가시
날카로운 가시
  • 최종석 <진천광혜원중학교 교사>
  • 승인 2015.07.29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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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 이야기
최종석 <진천광혜원중학교 교사>

목도강수욕장에서 생태조사를 하고 있는데 한 학생이 갑자기 아프다고 소리를 친다. 가시에 찔린 것이다. 부위를 살펴보니 피부에 작은 갈색의 점과 같은 것이 있다. 이것을 빼기 위하여 노력을 했지만 끝내는 빼지 못했다. 손톱으로는 해결할 수 없었다. 학교에 돌아와서 핀셋으로 아주 쉽게 제거하였다. 가시를 빼기 전에는 통증이 있었지만 뺀 후에는 통증이 사라졌다.

왜 가시는 사람이나 동물에게 통증을 주어서 가까이 가는 것을 막는가? 가시가 왜 필요한가?

우리 주변에서 가시를 가지고 있는 식물은 매우 많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것은 선인장 종류이다. 수많은 가시가 나와 있고 매우 크다. 찔리면 상처가 매우 크다. 선인장은 건조한 사막지역에 서식하는 식물이다. 건조하기 때문에 잎이 많이 있으면 수분이 빨리 증발하기 때문에 가시로 변형된 것이다. 또한 선인장과 같은 식물을 뜯어 먹고 사는 동물들에게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가시자리가 있어서 생장점을 보호하고 있다. 어느 것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할까?

‘가시 없는 장미는 장미가 아니다’ 라는 말도 있다. 장미는 가시가 왜 필요할까?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 위하여 노력하지만 장미의 잎은 초식동물들에게 매우 좋은 먹이이다. 장미는 선택하였다. 자신의 잎을 보호하기 위하여 중간 중간에 가시를 만들어 놓았다. 표피에서 돌출한 부분이 처음에는 녹색을 띠고 있다가 매우 빠르게 돌출되고 수분공급이 중지된다. 딱딱한 가시가 만들어진다. 가시는 옆으로는 잘 떨어지지만 위아래로는 강하게 버틴다. 잘 떨어지지 않는다. 무엇을 의미하는가? 위아래로의 공격이 많았고 그것을 저항하기 위하여 진화한 것이다.

동물에게 가시에 찔리는 경험은 매우 충격적이다. 그래서 동물들이 가시가 많은 식물에게는 잘 가지 않는다. 가을이 되면 열매가 익는데 가시의 충격 때문에 동물이 가지 않으면, 식물은 널리 번식할 수 없다. 비극이다. 가시는 필요하고 번식도 필요하다. 생물의 목표가 유전자를 다음 대에 전달하는 것인데 가시 때문에 문제가 생긴다. 수천 만년 동안 진화해온 고등식물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을까?

아프리카에 사는 기린을 잘 관찰하여 보면 가시가 있는 식물의 잎도 잘 먹는다. 찔리지 않게 말이다. 위쪽에 있는 잎만 골라서 뜯어 먹는다. 선인장과 같은 다육식물도 아래쪽 부분을 파먹는 동물이 있다. 곰이 가을에 찔레의 열매를 매우 잘 따 먹는다. 열매가 있는 부분은 가시가 없다. 줄기에 가시가 있는 것은 전혀 열매를 따 먹는데 불편하지 않다. 장미의 열매는 매우 많은 영양분을 가지고 있다. 생존을 위한 노력이다. 인간도 가죽 장갑을 사용하거나 막대를 이용하면 가시를 쉽게 제거할 수 있다. 식물의 방어에 동물이 학습된 것이다.

진화는 공격과 방어가 진행된다. 공격이 되면 방어를 위하여 진화하고 방어에 맞추어 변화하는 것이다.

더운 여름이다. 날카롭게 가시가 만들어지고 찔리면 아프다. 우리가 학생을 보호하기 위하여 노력하듯이 가시도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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