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는 생태교란종 가시박 제거가 시급하다.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는 생태교란종 가시박 제거가 시급하다.
  • 류진호 <충북생명의 숲 사무국장>
  • 승인 2015.07.23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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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論
▲ 류진호 <충북생명의 숲 사무국장>

얼마 전 청주시 서원구 산남동 일원 토종개구리를 위해 만든 습지에서 남아프리카 서식종인 발톱 개구리가 발견되었다. 애완용 개구리로 수입된 발톱 개구리가 야생의 참개구리와 짝짓기를 시도하고 있었다. 이것은 외국에서 무분별하게 애완용으로 들여온 동물에 대한 심각성을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에 불과하다. 

최근 강원도 횡성의 한 저수지에서는 난데없이 피라냐가 잡혔다. 피라냐는 아마존 열대지역에서나 서식하는 육식성 어류여서 주변을 놀라게 했다. 피라냐를 잡으려고 저수지의 물을 모두 뽑아내는 소동이 벌어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같은 난데없는 동물들의 출현은 외래 애완동물을 기르다가 흥미를 잃거나 개인적인 사정으로 키우기 어려워지면서 자연에 방사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작은 일들이 우리나라의 생태계에 위협을 주고 있고, 토종 동식물이 사라지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식물로는 가시박을 들 수 있다. ‘가시박’은 생태계 교란식물로 청주 무심천변과 미호천변을 비롯하여 금강 상류 용담호, 중류 대청호 지역과 중·하류지역 금강하구둑에 이르기까지 주민들 생활과 토종식물을 위협하고 있다. 

가시박은 환경부가 지정한 생태계 교란식물로 북미가 원산지이고 우리나라에서는 1980년대 후반 오이 등의 재배를 위해 수입해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과에 속하는 한해살이 덩굴식물로 사방으로 뻗어 밀생하고 식물의 잎과 가지 등 표면을 덮어 다른 식물의 광합성을 방해한다. 이로 말미암아 가시박에 덮인 나무나 풀은 고사하게 된다. 

가시박은 번식력도 강하다. 가시박 1개체당 최대 2만5000개의 씨앗이 맺는다고 하며 씨앗의 수명도 최대 60년가량 살아남아서 한번 자리를 잡으면 제거하기가 쉽지 않은 식물이다. 올해는 가물어서 가시박의 번식이 예전처럼 왕성하지 않았지만 여름에 접어들며 잦은 비로 다시 가시박의 생육이 왕성해지고 있다. 가시박으로 덮인 하천 주변은 초록이 왕성하게 번져 시원하게 보이지만 외래종으로 인해 고사하는 토종식물의 자리는 그만큼 줄어든다는 것이다. 

가시박 제거방법으로는 5월에서 8월 사이에 새순을 제거해야 한다. 씨앗을 맺기 전에 주기적으로 매달 한번씩 같은 장소에서 제거해야 하며 가시박이 없어질 때까지 매년 지속적인 제거작업을 해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가시박 제거가 시급한 이유다. 우리 지역도 가시박으로 식물 생태계가 위협받고 있다. 이에 무심천과 미호천변의 가시박 분포현황을 조사하고 이에 따른 식생지도를 작성해 주민들과 행정·민간단체가 함께 가시박 제거 실천 활동을 펴나가야 한다. 

종의 다양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생태계도 건강할 수 없다. 요즘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는 외래종들에 대한 유통 및 관리에 대한 부분도 행정적인 안전장치를 만들어서 생태계보전과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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