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문화, 이제는 바뀌어야 할 때다
음식문화, 이제는 바뀌어야 할 때다
  • 신성미 <청주시 자원정책과 주무관>
  • 승인 2015.07.23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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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신성미 <청주시 자원정책과 주무관>

최근 유엔식량농업기구에서 발표한 ‘세계 식품 손실, 낭비’에 대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음식물의 약 3분의 1(13억톤)은 쓰레기통에 버려지거나 유실되고 있다고 한다. 청주시에서도 하루 200여톤의 음식물쓰레기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수송·유통·조리과정에서의 에너지 낭비는 물론 연간 처리비용은 100억원 이상이다. 

하지만 엄밀히 따져보면 음식물쓰레기로 인해 버려지는 총 비용은 이 보다 훨씬 더 많다. 음식재료를 재배하기 위해서는 많은 물과 에너지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환경오염과 온실가스가 발생하며 원료와 첨가재료를 가공, 수송하는 과정에서도 오염이 발생하게 된다. 

음식물은 쓰레기를 처리하는 단계뿐 아니라 생산, 수입, 유통, 가공 및 조리단계에서도 많은 자원과 비용을 소모하기 때문에 음식물쓰레기는 사후관리보다 처음부터 발생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따라 낭비 없는 음식문화를 만들기 위하여 2010년부터 정부차원에서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종합대책’이 추진되고 있으며 청주시에서도 2013년 7월부터 음식물쓰레기 종량제를 도입하여 배출자가 음식물쓰레기를 버린 양만큼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종량제 도입에 따라 2012년 하루 평균 185톤이던 음식물쓰레기 발생량은 2013년 하루 평균 180톤으로 약 2.7%가 줄어들었다. 

종량제 시행에 따라 음식물쓰레기를 많이 버리는 가정에서는 더 많은 요금을, 적게 버리는 가정에서는 더 적은 요금을 내게 된다. 

비경제적·비합리적인 음식물쓰레기 처리비용 부담 구조를 개선해서 음식물쓰레기 줄이기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하고자 하는 것이다. 

음식물쓰레기가 발생하는 원인으로는 ‘푸짐한 상차림 등 음식문화 특성’, ‘음식을 소중히 여기는 의식의 사라짐’, ‘식당에서 제공하는 음식량 과다’ 등을 들 수 있다.

과거 우리의 고유한 문화이자 미덕이었던 ‘푸짐한 상차림’이 현대사회에 와서 더 이상 미덕이 될 수 없는 것은 음식물쓰레기로 인한 낭비와 환경문제가 수용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종량제가 내실있게 정착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시민들의 이해와 참여가 필요하다. 가정에서는 식단을 미리 계획하고 소포장된 식자재를 구입하며 가족 식사량에 맞게 적당량만 조리하여 남기지 않도록 한다. 

또한 음식을 남기지 않는 습관을 갖도록 밥상머리 교육을 하고 음식물쓰레기는 항상 물기를 제거하여 배출한다. 

음식점에서는 주 메뉴 외의 반찬수를 간소하게 줄이고 적정량의 반찬을 담을 수 있는 소형찬기를 사용할 필요가 있다. 또 공동의 음식은 복합찬기를 사용하여 필요한 만큼만 덜어먹는 등의 작은 실천이 필요하다. 

전세계가 식량문제를 우려하고 낭비되는 식량자원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이때 우리도 풍성하게 차려진 후 너무나 쉽게 버려지고 있는 상차림을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풍성함만이 미덕은 아니다. 이제는 낭비 없는 음식문화를 조성해서 식량자원을 절약하고 녹색생활 실천을 생활화해야겠다. 음식문화, 이제는 바뀌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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