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끊어야 할 악순환, 봉사의 탈을 쓴 암투(暗鬪)!
이젠 끊어야 할 악순환, 봉사의 탈을 쓴 암투(暗鬪)!
  • 충청타임즈 기자
  • 승인 2015.07.20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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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적십자사가 차기 회장문제를 놓고 시끄럽다. 현 성영용 회장의 연임여부가 논란의 대상이 됐다. 다음달로 임기가 만료되는 성영용 회장이 구성원들로부터 공개적인 비판을 당하고 있는 작금의 현실은 누구의 잘 잘못을 떠나 지역사회의 이미지를 크게 실추시키고도 남을 일이다.

과거에는 이 자리가 지역사회의 거국적인 천거나 추대형식으로 결정됐는데 지금은 이렇듯 변질됐다. 충북적십자사는 전임 회장의 임기만료 때도 후임을 놓고 큰 파문을 일으켰다. 통상 도지사의 낙점에 의해 차기 회장이 결정되는 관행에 반기를 들고 시끄러운 가운데 자리를 맡았던 성 회장이지만 이번엔 역으로 조직 구성원들로부터 퇴진압력을 받는 것이다.

충북적십자사의 내홍을 계기로 지역사회에서는 차제에 지역을 대표하는 봉사단체를 재정립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이들 봉사단체가 순수하게 봉사를 위주로 운영되기보다는 특정인의 명예나 처신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자성(自省)의 목소리가 커지는데 따른 것이다. 심지어 봉사단체의 장이 개인의 생활을 위한 방편으로 악용된다는 비판마저 제기된다. 그만큼 그들에 대한 지역사회의 신망이 취약하다는 걸 방증한다고 볼 수 있다.

봉사단체장을 하려면 가장 기본적인 요건부터 갖추라는 주문은 이래서 나온다. 우선 주변으로부터 “그 사람은 괜찮다”라는 평가를 받아야 정상인데 현실은 안 그렇다. 오히려 봉사단체장을 맡고서도 그들만의 ‘이너 서클’에 안주하며 어느덧 권위화되고 있다는 비판이 많다.

개인의 재정적 뒷받침이 안 되는데도 봉사단체장에 욕심을 내는 것 역시 정상이 아니다. 기초나 광역 단위의 봉사단체장은 어쨌든 활동의 편의성을 위해서라도 기본적인 재력은 갖출 필요가 있다. 자수성가한 순수 봉사자라면 더욱 좋겠다.

봉사단체장이 정치적으로 행세해도 안 되겠지만 그렇다고 너무 지역사회와 괴리감을 가져서도 곤란하다. 하지만 현실은 봉사단체장들의 활동이 너무 소극적인데 문제가 크다. 이 때문에 이미 누릴 것 다 누린 사람들이 봉사라는 탈을 쓰고 자기관리적 노후 복지(?)에만 올인한다는 비난이 그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은 이번 충북적십자사의 분란에 대해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을 보이며 앞으로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들의 공통적인 바람은 과거 남궁윤이나 차주원 같은 그야말로 지역사회가 알아서 인정하는 참 봉사자가 단체의 책임자로 나섰으면 하는 것이다. 이러한 기대에 못 미친다면 이젠 본인들 스스로 마음을 정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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