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여러분 밤이 너무 깊었습니다. 이제 집으로 돌아갈 시간입니다”
“청소년 여러분 밤이 너무 깊었습니다. 이제 집으로 돌아갈 시간입니다”
  • 윤성용 경사 <진천경찰서 상산지구대>
  • 승인 2015.07.08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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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 윤성용 경사 <진천경찰서 상산지구대>

어릴적 컴퓨터나 텔레비전보다 라디오가 생활에 더 익숙했던 시절 밤 10시가 되면 이런 공익광고가 있었다. “청소년 여러분, 지금 밤이 너무 깊었습니다. 이제 집으로 돌아갈 시간입니다”라는 멘트와 함께 음악을 들으며 하루를 정리하고 잠자리에 들었던 나의 청소년 시절을 지나 어른이 되고 경찰이 되었다. 40대 중반이 된 경찰이 청소년을 바라보는 관점은 좀 남다르다.

요즘 청소년 범죄가 점점 늘어나고 있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더 걱정스러운 것은 청소년 범죄가 점점 흉악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현장에서도 청소년들의 범죄가 심심치 않게 나타나고 있어 안타까울 때가 있다. 대부분 일탈행위나 작은 범죄이지만 이런 청소년들의 사정을 들여다보면 호기심에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고 가정, 학교, 사회의 무관심 속에 어떻게 생활해야 되는지에 대한 의식이 부족한 상태에서 범죄를 일으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청소년 범죄는 학교폭력으로 피해자에서 가해자로 변한 친구들과 학교 부적응 등으로 학교를 그만두고 별다르게 하는 일이 없는 친구들과 연계된 부분이 많이 있다.

학교폭력은 학교 안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학교 밖에서도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경우 피해를 보면서 가해자가 되는 경우도 있고, 청소년범죄는 집단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 어쩔 수 없이 범죄에 가담하는 경우도 생긴다. 특히 학교 밖 청소년들은 무관심이나 방치 속에서 일탈이나 범죄의 유혹에 빠질 환경에 많이 노출되어 있다.

학교 밖 청소년은 하루 200명, 매년 6~7만명이고 전체 28만명에 달하고 있다. 자퇴생, 퇴학생, 학교 부적응 등으로 학교를 중단하는 청소년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청소년의 개인적 문제라 보아서는 안 될 것이다. 

학교를 떠나는 이유는 다양하다. 학교폭력을 피해서, 가정형편이 어려워서, 학교수업을 따라가기 힘들어서 등 각양각색이다. 

어찌 보면 학교, 가정, 사회의 무관심이 청소년을 학교 밖으로 내몰아 일탈이나 범죄의 유혹에 빠지게 하는게 아닌가 싶다.

하지만, 학교를 떠났다 하더라도 꿈을 포기하거나 배우고자 하는 뜻을 중단한 것은 아니다. 현장에서 많은 학교 밖 청소년을 만나지만 개인 사정을 들어보면 많은 어려움 속에서 이만큼이라도 생활해 주는 청소년들이 대견할 때가 있다. 

또한 꿈을 이루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기술을 배우는 청소년들도 많이 있다. 

야간 순찰시 늦은 시간에도 집으로 귀가하지 않고 있는 청소년들을 볼 수 있다. 그동안 우리사회는 청소년을 위한 지원과 보살핌이 학교 울타리 안에 집중되었다. 청소년들이 학교를 다니건 다니지 않건 안전하고 따뜻한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사회적 관심이 필요 할 때이다. 청소년에게 관심을 갖는 것은 어른들의 몫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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